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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항공사고 '기적의 여인'…좌석바꿔 목숨구해

입력 | 2000-11-03 18:45:00


‘죽음으로부터 세번째 탈출.’

지난달 31일 타이베이공항에서 발생한 싱가포르에어라인 폭발사고 직전, 좌석을 바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한 태국여성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전자회사 여직원인 카루나 포야포(37).

친구 퐁파이아 부냐스리(32)와 함께 난생 처음 미국여행의 꿈을 안고 비행기에 오른 그는 비행기 중간 좌석을 배정 받았다. 그러나 맨 뒷좌석이 비어있자 편안한 여행을 위해 이륙 직전 기체 꼬리 부근 좌석으로 이동한 것이 ‘죽음을 삶으로 바꾸는 기적’의 결과가 됐다고 영자지 방콕 포스트가 3일 보도했다.

비행기에 익숙지 않은 그는 이륙 직후 ‘안전이륙’을 열심히 기도하고 있었다. 순간 ‘쾅’하는 굉음과 함께 3차례의 폭발이 일어났고 이어 비행기가 두 동강나며 화염에 휩싸인 것. 그러나 그가 앉은 비행기 뒤쪽에서는 폭발이 없었고 동강 난 동체가 땅에 부딪히는 순간 화재만 발생했다.

사고 직후 친구와 함께 불붙은 동체에서 걸어나온 그는 병원에 옮겨졌으나 타박상 하나 없는 말짱한 상태였다.

그가 당초 배정 받은 좌석 근처에서는 폭발이 일어났고, 항공사측은 그를 사망자 명단에 포함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전에도 자동차를 몰고 가다 수로에 빠진 뒤 극적으로 구조된 적이 있고 최근에는 자동차 충돌사고로 다른 사람들이 모두 숨졌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나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의 세번째 기적에 대해 “전생에 많은 덕을 쌓은 때문일 것”이라면서 “앞으로 더 덕을 쌓으라는 계시로 알고 열심히 생활하겠다”고 말했다.

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