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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재일동포의 경우]조총련중심 방북 활발

입력 | 2000-07-24 19:29:00


재일동포에게 이산가족 문제는 대부분 6·25전쟁때 생긴 게 아니라 조총련의 ‘북송사업’에 따라 생긴 경우다. 상봉은 79년 이후 북한 집단방문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일본 법무성에 따르면 98년말 현재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계(조총련계 포함)의 본적지는 98.6%가 남한이다. 경남 출신이 32.0%로 가장 많고 경북 22.8%, 제주 17.4% 순이다. 중국 미국 러시아 등 기타 지역출신이 0.5%, 불명이 0.3%다. 북한 출신은 3600여명으로 0.6%에 불과하다.

재일동포 사회의 이산가족 문제는 59년 조총련이 북한으로 재일동포를 이주시키는 북송사업을 시작하면서 비롯됐다. 가족 가운데 일부만 북한으로 간 경우가 생겨난 것이다.

북송사업이 가장 활발했던 해는 1960년으로 48회에 걸쳐 1만2460가구, 4만9036명이 이주했다. 북송사업은 84년까지 계속됐으며 총 186차례에 걸쳐 9만3339명이 이주했다.

가족 상봉은 79년 조총련 주도로 시작됐다. 민단계도 조총련이 모집한 ‘조국방문단(조방단)’에 끼어 북한을 방문해 이산가족을 만났다.

민단계는 방북시 주일 한국대사관에 사전 또는 사후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지만 신고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98년의 경우 방북신고를 한 민단계는 15명. 이중 5명이 가족을 상봉했다. 99년에는 16명 중 5명, 올 상반기에는 7명이 방북했으며 이중 한 명이 가족상봉 목적이었다. 하지만 신고를 하지 않고 다녀온 사람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총련의 조국방문단은 해마다 20여 차례 이뤄진다. 연간 규모는 80년대에는 4000∼5000명에 이르렀지만 최근에는 3000여명으로 줄었다. 상당수는 관광 목적으로 간다.

조국방문단의 일원으로 북한에 가는 비용은 일정에 따라 다른데 지난해 왕복시 비행기를 이용하고 일주일 체재하는 코스의 경우 29만엔. 니가타(新潟)항에서 만경봉호를 타고 가거나 비행기로 러시아를 거쳐 들어가기도 한다.

민단계 김모씨는 지난해 6월 북한을 방문해 49년 만에 딸을 만나고 돌아왔다. 상봉은 3차례였다. 그는 “아는 사람을 통해 북한에 있는 딸의 소재를 확인한 뒤 편지와 전화를 통해 연락했다”며 “한 번 방문해달라는 딸의 부탁도 있고 죽기 전에 한 번은 만나야겠다고 생각해 북한을 갔었다”고 말했다. 그는 “듣던 것보다는 북한의 식량사정이 나아 안심했다”며 “기회가 있으면 한 번 더 가고 싶다”고 말했다.

재일동포의 이산가족 상봉은 남북한으로 흩어진 가족의 상호방문에 비하면 쉽다.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장애도 남아 있다. 민단계는 방북신고 등 절차 때문에 신상자료가 공개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조총련계 역시 남한 방문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이산가족을 둔 재일동포는 남북대화가 진전돼 좀 더 쉽게 방문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