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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전문가긴급진단-과매도현상이다

입력 | 2000-04-17 15:21:00


◆나민호(대신증권 투자정보팀장)

한마디로 과매도다. 세계증시에 미국증시를 중심으로 동조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이 정도까지 서울증시가 영향을 받을 이유는 없다.

첫 번째 이유로는 미 증시의 경우 인플레 우려로 인해 다음달 16일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종전과 달리 연방기금금리(FF)를 0.25%포인트에서 0.50%포인트로 올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데 반해 우리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금리를 올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경부도 오늘(17일) 이같은 정책방향을 분명히 밝혔다.

또 하나는 FRB가 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경우 첨단주 뿐 아니라 전통주까지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압박감이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증시의 경우는 크게 다르다. 종합주가지수가 올랐어도 전통주는 전혀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

뉴욕증시의 폭락으로 인해 우리가 받을 영향이 있다면, 우리 시장에 활동하는 미국계 펀드들에 대한 미국투자자들의 환매요청이 있을 경우 환매요청 규모 만큼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뉴욕증시의 폭락으로 인해 우리가 영향을 받을 범위는 정확히 미국투자자들의 미국계 펀드들에 대한 환매요청 규모 만큼이다.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돌아선 것도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미국투자자들의 환매요청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오늘이라도 미국증시가 기술적인 반등을 보이거나, 안정세를 찾아가면, 서울증시의 반등세는 더욱 강력해질 수 있다.

◆전진오(현대경제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

미국증시와의 동조화현상으로 인한 낙폭과대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동안 크게 올랐었던 인터넷 텔레콤 등 첨단주의 경우 상당부분 조정을 거쳐왔으며, 이들 첨단주를 제외한 대부분 종목들의 체감지수는 600-700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비롯된 세계증시의 폭락은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의한 것이 아니어서 이번 폭락은 일시적 심리적 투매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장상황을 보면 급속한 추가 하락으로 연결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번 폭락은 특히 미국경제의 경착륙을 우려한 투매현상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FOMC는 다음달 16일 정책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할 것이 분명하다.

이같이 FRB가 금리를 추가인상하고, 주가가 조정을 받음에 따라 자산효과(Wealth Effect)로 인한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붐은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오히려 확장일로의 미 경제는 연착륙도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서울증시의 관건은 투신 등 기관의 약화된 영향력을 외국인들이 메워 왔다는 점이다. 따라서 향후 외국인들의 동향이 가장 주목되고 있다.

◆김기태이사(엥도수에즈WI카증권)

오늘 서울증시에서는 과매도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미국시장을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오늘밤에라도 뉴욕증시에서 큰 폭의 하락이 일어나지 않으면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들의 큰 매도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증시의 경우 그동안 시장수급이 너무 나빴었다. 수급이 악화된 상태에서 최근 외국인들이 매도세로 돌아서니까 투자자들마다 매물을 쏟아냈다.

그러나 오늘 주가가 폭락함으로써 빠질 만큼 빠진 것으로 보인다. 낙폭이 진정됐다는 사인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의 경우 조정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추세가 완전히 꺽인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시장은 상반기중 수급이 개선되면서 추세전환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의 경우는 다르다. 상반기중 시장상황이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기술적인 반등이 일어나겠지만 별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