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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건 딸 데이비스 "치매에 시달려도 아버지는 정정"

입력 | 2000-03-13 19:25:00


“아버지는 강렬한 눈빛으로 나에게 윙크를 했다. 그 윙크는 ‘얘야, 인생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인생은 그런 것이란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89)의 딸 패티 데이비스(48)가 12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 기고를 통해 알츠하이머 병(노인성 치매)을 앓고 있는 아버지의 근황을 이같이 공개했다.

시나리오 작가인 패티 데이비스는 이 글에서 아버지는 예전의 모습을 잃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고 그러나 언론의 상업주의에 의해 아버지의 건강상태가 왜곡되고 있다고 항변했다.

데이비스는 “알츠하이머병이 아버지 신체의 일부를 빼앗아 갔을지 몰라도 마음과 영혼까지 빼앗지는 못했다”며 “아버지의 정신적인 모습은 예전과 똑같고 건강 역시 악화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데이비스는 특히 “알츠하이머 병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려운 세상사에 매일 깨어 있는 한 인간의 위대함을 이해할 것”이라며 “아버지의 그런 용기는 영혼의 깊은 통찰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이건 전대통령은 최근 1년 여동안 공식 장소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최근 공개된 유일한 모습은 4일 캘리포니아주 벨 에어의 자택에서 부인 낸시여사 등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 48주년 기념식을 가진 사진을 통해서였다.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