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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스포트TV 공격이후]EU, 해커 강력처벌 추진

입력 | 2000-02-12 20:07:00


미국에서 해킹 테러가 일단 중단된 지 이틀만인 11일 유럽 최대 스포츠 전문방송인 유로스포트TV의 인터넷 사이트가 공격을 받아 해킹 공포가 유럽으로 번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유로스포츠TV의 웹사이트인 유로스포트닷컴(eurosport.com)은 1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해커들이 침입해 3시간 동안 접속을 마비시켰다.

이날 사건과 미국 8개 인터넷 사이트 해킹과의 관련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럽도 해킹테러의 무방비 지대임이 입증됐다. 미국이 해킹 공포에 시달리자 유럽연합(EU)은 내달 포르투갈 리스본 EU정상회담에서 사이버 범죄 대응지침을 만들기로 즉각 합의했었다. 그런 EU도 일격을 받은 꼴이 됐다.

EU의 사이버 대응지침에는 인터넷 서비스업체에 대한 효과적인 보안조치와 ‘암호화’ 장치 같은 최신기술의 적극적 도입이 포함될 예정이다. 대응지침은 강력한 처벌까지 규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침이 회원국들에 강제적 구속력을 가질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야후 등 8개 미국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해킹 범죄를 수사중인 미 연방수사국(FBI)은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대(UCSB)와 스탠퍼드대의 컴퓨터 시스템 일부가 해킹 범죄에 이용된 사실을 알아냈다. 특히 UCSB의 컴퓨터는 해커들이 8일 CNN방송 웹사이트를 공격하는 데 집중 사용됐다는 것. 스탠퍼드대 컴퓨터 시스템은 같은 날 e베이의 웹사이트를 30분 동안 마비시킨 데 이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미 국가기간산업보호센터(NIPC)의 한 고위관리는 “7일 서비스거부(DoS) 기법을 이용해 야후 사이트를 공격했던 해커는 매우 뛰어난 컴퓨터 전문가인 것으로 분석됐다”며 “해커는 오랫동안 치밀하게 준비했던 게 틀림없다”고 말했다.

15일 인터넷 업계 관계자 및 정부 관리들과 사이버 범죄 대응 방안을 논의할 빌 클린턴 대통령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시인했다. 클린턴대통령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내주 모임은 인터넷과 컴퓨터 혁명의 혜택을 보장받기 위한 장기 계획을 논의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