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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클리닉]박경도/원금 집착증, 큰 실패 불러

입력 | 2000-01-11 22:12:00


‘매수는 과학이고 매도는 예술이다’

대부분 투자자들은 고수익을 추구하며 매수할 종목과 가격에 신경을 쏟지만 결과가 좋지않다. 반면 생존차원에서 매도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는 투자자들은 장기 수익률이 높게 나타난다. 주식투자에서는 매도가 매수보다 훨씬 중요하다.

▽실패사례〓투자경력 10년인 이모씨(45)는 지난해 1월 D의류사 주식을 1만200원에 1000주를 매입했다. 이후 주가가 떨어져 7000원대에서 장기간 횡보하자 이씨는 바닥이라고 판단, 7월말 7200원에 500주를 추가매수했다. 하지만 주가는 연중 최저치를 갱신하며 추락을 거듭했고 이씨는 그때마다 ‘이제는 오르겠지’ 하는 막연한 기댜감에 팔지 않았다. 현재 D사 주가는 3000원까지 내려갔다.

▽왜 잘못됐나〓이씨가 D사 주식을 매수한 시점은 10개월 고점돌파때였다. 상승추세를 충분히 확인하고 매수했기 때문에 나무랄데가 없다. 하지만 아무리 고점매수를 했더라도 생존을 보장해주는 저점매도가 뒤따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매수 당시 손절매 시나리오를 미리 정하고 이후 그대로 실행했어야 했다. 또 하나의 큰 잘못은 물타기다. 저점에 추가매수하는 것은 안되는 사업에 돈을 쏟아붇는 것과 같다.

▽어떻게 고치나〓이씨는 원금에 대한 집착, 저점에서 물타기, 수익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등 잘못된 투자습관을 골고루 갖고 있다. 먼저 원금집착증을 고치기 위해서는 주식투자에 대한 비관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증시에서 돈을 버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짧게 손절매하고 도망치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또 물타기는 저점이 아니라 고점에서 해야 한다. 이 경우 실패해도 큰 손해는 없지만 성공하면 수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돈은 내가 버는 것이 아니라 때가 되면 시장이 벌어준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때가 아니면 일단 포기하고 다음을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다.

박경도(현대증권 투자클리닉센터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