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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연봉제기업 설문]"동기라도 최고 2천만원 차이"

입력 | 1999-08-22 19:00:00


지난해초 전사원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도입한 Q기업.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봉이 똑같던 입사동기 K씨(부장급 1년차)와 P씨의 올해 연봉은 각각 5200만원과 3200만원으로 무려 2000만원 차이가 난다.

지난해 인사평가에서 K씨의 연봉이 1500만원 오른 반면 P씨의 연봉은 500만원이 삭감됐기 때문. 한해 고과점수를 개인과 팀별로 5단계로 평가하는 이 기업은 등급에 따른 성과급 지급액 차이가 커 같은 직급인 K씨와 P간에 이처럼 거액의 연봉차가 발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는 삼성전자 현대전자 LG화재 등 25개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같은 직급간의 최고연봉과 최저연봉 차이가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장급(1년차)은 평균 447만원, 부장급(1년차)은 평균 688만원의 차이가 났다. 과장급의 연봉차가 최고 1200만원에 달하는 기업도 있다.

같은 직급간 연봉격차가 커지는 것은 기업들이 인사고과를 연봉산정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 Q사의 경우에는 상사의 평가 외에도 동료와 부하직원의 평가까지 다음해 연봉에 반영하는 연봉시스템을 설계해 같은 직급간에도 평균 200만원의 연봉 차이가 나고 있다.

또 조사기업의 80%는 부하직원의 연봉이 상사의 연봉보다 많은 연봉역전 현상도 발생했다고 응답했으며 64%는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직원의 연봉을 삭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삭감한 연봉을 ‘일 잘하는 직원’에게 얹어주기 때문에 임금 절감효과를 거둔 기업은 12%에 불과했다.

이처럼 인사고과를 다음해 연봉산정에 반영하면서 업무 효율은 많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제 도입후 회사 직원들의 태도나 직장 분위기에 변화가 있었다고 응답한 기업은 76%였으며 동기부여나 생산성 향상 측면에 성과가 있었다고 밝힌 기업은 72%였다.

C기업 인사담당자는 “연봉제 실시후 자신의 분야에서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은 사실”이라며 “연봉제가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68%의 기업은 연봉제가 직원간 위화감을 조성, 시너지 효과를 저해하는 부작용이 있어 시스템을 바꾸거나 연봉제 운영 자체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