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사태의 영향으로 양주판매가 주춤하는 사이 곡류와 한약재 등으로 빚은 전통 민속주가 주류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시장에서도 국산 민속주의 판매가 늘고 있어 민속주 시장규모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 지금까지는 주로 백화점을 중심으로 팔아왔지만 수요가 늘면서 점차 개별 유통업체들도 민속주 판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생산되는 민속주는 20여종. 문화관광부 문화재청이 전통문화 전수와 보전이 필요하다고 인정해 추천하거나 농림부가 전통식품명인으로 지정한 사람들이 제조하고 있다. 영농조합 등 생산자단체가 제조하는 특산주도 30여종에 달한다.
▽백세주〓지난해부터 민속주 시장을 주도해온 대표적인 전통술. 국순당이 내놓은 이 술은 찹쌀 구기자 오미자 숙지황 등 한약재를 섞어 만든 보약주로 매출이 급증 추세에 있다.
지난해 200억원대 매출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유럽 일본 등에 70만달러분을 수출했으며 올해는 100만달러 이상을 수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배주〓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청와대를 찾는 해외 국빈의 식탁에 오른다는 술. 재래식 소주의 일종으로 좁쌀 수수 누룩 등으로 만들어진다.
술이 익으면 배꽃 향이 난다고 해서 문배주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백화점을 중심으로 판매. 매달 15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백세주와 함께 민속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수출목표는 50만달러. 알코올도수 50도와 40도 짜리가 나와 있으며 최근에는 알코올도수를 25도로 낮춘 신제품 ‘문배 25’가 출시됐다.
▽그밖의 민속주〓백미 누룩으로 만들어 뒤끝이 좋기로 유명한 안동소주와 계피 꿀 생강 등이 첨가돼 피로회복에 좋다는 전주 이강주 등이 유명하다. 신라의 왕과 문무백관들이 즐겼다는 교동법주와 백제의 선비들을 취하게 만들어 과거를 보러가지 못하게 했다는 한산 소곡주도 전통있는 민속주.
민속주업체 관계자들은 “술을 마실 때도 건강을 중시하는 음주문화 변화에 따라 각종 약재를 사용한 전통 민속주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며 “민속주의 대중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