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 여름엔 시원해 보였던 실내가 왠지 썰렁한 느낌. 아늑한 실내가 그리워질 때다. 집 안에 가을의 정감을 담아보자.
▼가구만 옮겨도 분위기 일신〓거실 벽에 일렬로 붙였던 소파를 기역자 형으로 재배치하면 훨씬 편안한 분위기. 3인용 소파 옆에는 사이드 테이블이나 작은 서랍장을 놓고 스탠드를 올려 놓는다. 2,3인용 소파를 벽에서 떼어놓을 수 있다면 소파 뒤에 콘솔이나 반닫이를 배치하고 그 위에 몇 권의 책이나 꽃병으로 장식하면 아늑하다.
바닥에는 카펫 대신 광목을 누벼 만든 러그를 깐다. 값도 싸고 세탁도 가능해 일석이조. 질박한 토분에 가을 꽃이나 말린 꽃을, 투박한 질그릇이나 나무그릇에는 과일을 담아놓는 것도 풍요로운 가을을 만끽하는 방법. 부엌 창가에 놓인 작은 화분, 식탁 위의 예쁜 양초가 가을 저녁의 정취를 살려준다.
▼내 손으로 하는 집단장〓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거실. 벽지도 금세 지저분해지기 쉽다. 페인트가게에서 ‘핸디 코트’를 구입해 내 손으로 바른다. 깔끔하기도 하고 은은한 분위기 살리는 효과. 30평대 아파트 거실은 한 말짜리 4통이면 충분하다. 한 통에 1만8천원. 흙손이나 못쓰는 헝겊에 묻혀 벽지 위에다 쓱쓱 바르면 된다. 핸디 코트를 바른 벽면에 아이가 쓰다 남긴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넣어도 색다른 분위기.
컬러시트와 띠벽지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집단장을 바꿀 수 있는 좋은 소재. LG화학 생활자재마케팅팀의 이강희대리는 “직접 시공할 경우 띠벽지는 붙이고자 하는 면적의 1.2∼1.3배 정도를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 거실이나 침실에는 잔잔한 무늬나 단색이 적합하다. 가격은 1롤에 1만원대.가구용 컬러시트는 폭 45㎝짜리는 1m에 4천원.폭 90㎝짜리는 8천원. 실내용 홈시트류는 폭 45㎝ 제품 1m에 2천∼4천원. 주방의 타일 위에 갈색 계열 컬러시트를 오려 붙이면 근사한 모자이크 벽면이 탄생.
바느질 솜씨가 좋다면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천을 떠다가 식탁보와 쿠션 등을 바꿔본다. 면 소재 1마에 3천5백원대. 갈색 카키색 등 낙엽을 떠올리게 하는 색상이 좋을 듯.
(도움말〓인테리어디자인 사무실 ‘첼로’의 이정규대표 02―549―0447)
〈고미석기자〉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