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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파업 1조6천억 손실…『조업중단 다시는 없어야』

입력 | 1998-08-24 19:22:00


이제 울산 경제가 살아날 수 있을까.

중소기업 자금난, 부동산 가격 하락, 상가의 불황, 유흥업소의 잇따른 폐업….

울산시민과 현대자동차 협력업체들은 지역경제를 뿌리째 흔들어 놓은 현대자동차의 조업중단사태가 공권력 투입이라는 극약처방없이 24일 노사대화로 일단락된데 대해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울산에 있는 다른 대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또다시 조업중단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실 현대자동차 사태로 인한 ‘울산의 피해’는 엄청났다.

현대자동차와 협력업체들의 직접적인 손실규모가 1조6천4백17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는 노조가 5월27일 파업을 시작한 후 6차례에 걸쳐 총32일간 가동이 중단돼 10만4백65대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액수로 따져 9천56억원 규모. 이 가운데 6만5천대는 수출차질 물량이다.

또 3백30개 부품협력업체와 1천여개 납품업체는 현대자동차의 파업으로 7천3백58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파업과정에서 사업장내 기물파손 등으로 총3억1천9백여만원의 물적피해가 발생했으며 노사간의 충돌로 1백4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근로자 스스로의 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았다.

회사측은 이번 파업으로 인한 조업중단 기간에 대해선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적용한다는 입장. 이달만 해도 근로자들은 월급의 30%를 받지 못하게 됐다.

울산상공회의소 고원준(高源駿)회장은 “현대자동차의 장기 조업중단으로 울산 지역경제는 회복 불능 직전까지 갔으나 이제 겨우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며 “국가경제가 지극히 어려운 마당에 노사분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더이상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내장부품 제조업체인 울산 북구 효문동 덕양산업 대표 황춘택씨(57)는 “현대자동차의 장기조업중단으로 7월부터 지금까지 거의 조업을 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조업이 재개돼도 운영자금이 바닥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영이기자·울산〓정재락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