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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의 사회학]이강원/여성도 「포경수술」바람

입력 | 1998-06-04 21:29:00


지난 겨울 중년부인과의 상담시간. ‘얼굴 상담’으로 시작하더니 성기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사춘기를 지나면서부터 소변보는 일이 보통 고민거리가 아니었다고 했다. 소변이 성기에는 물론 항문 주변까지 흘려내린다는 것.

‘모양’도 문제라는 얘기였다. 질 입구 부분이 밖으로 삐져나와 목욕탕에 가면 창피하고 성관계 때 그 부분이 통증과 함께 부어올라 불편하다는 얘기였다.

그 부인에게 소음순을 줄이는 수술을 했다. 치료가 끝난 뒤 환자의 표정은 더없이 밝아보였다.

성인 남성은 대부분 포경수술을 했거나 할 생각을 갖고 있다. 귀두를 덮고 있는 피부안 분비물과 불결한 것들이 끼는 것을 예방하는데 일차적 목적이 있다.또 ‘남아 도는’ 피부가 성생활에 불편할 수도 있으므로 이를 제거하는 의미도 있다.

여성도 마찬가지다. 질 입구를 덮고 있는 날개 모양의 부분이 소음순이다. 소음순이 바로 남성의 포경이다. 이것이 지나치게 크면 소변 볼 때 불편하고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성생활에 불편한 것은 물론이다.

최근 여성들의 ‘포경수술’이 늘어나고 있다. 의대에서는 ‘소음순 수술’을 이론적으로만 배웠다. ‘책’에나 나오는 얘기였지 수술의 ‘실전경험’은 커녕 현실적으로 그 수술을 하게되리라고 생각하는 의대생은 전무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실용 목적’으로 수술을 원하는 환자들이 제법 많아졌다. 부끄러워 말 못하던 여성들이 이제 ‘성인식’에 임하는 남성처럼 당당하게 성형외과에 찾아온다. 더이상 ‘생긴대로 살기는 싫다’는 항변이다. 여권은 여러 곳에서 신장되고 있다. 02―775―6711

이강원(성형외과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