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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인력재배치 배경]반도체등 부진 위기감 팽배

입력 | 1997-11-01 20:30:00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대대적인 인력 재배치 바람은 다른 그룹에도 영향을 미쳐 재계 전체적으로 구조조정 바람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삼성이 추진중인 인력재배치의 요체는 지원업무 부서의 인력을 생산과 영업현장에 투입시킨다는 것. 그러나 반발도 적지않다. 특히 생산현장 경험이 없는 지원부서 인력들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생산현장에 투입될 경우 적응하기가 힘들 게 뻔하다』면서 『회사를 그만두라는 말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현재 부서장 책임하에 인원재배치 대상자를 인사팀에 통보하고 있는 삼성전관의 경우 일부 부서는 아예 부서직원 전원을 재배치 대상자라고 통보, 인사팀 관계자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또 일부 계열사는 어학보조비 지급을 전면 중단하고 무료보급했던 휴대전화를 회수하는 등 복지부문의 지원까지 줄이고 있어 직원들의 반발이 더 크다. 이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재배치를 적극 추진 중인 것은 자동차 신규진출로 향후 10조원 가량을 추가 투자해야 하는 부담과 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사업부진으로 그룹 내부에 위기감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설(說)로만 떠돌았던 삼성의 재배치작업이 구체적으로 시행되면서 다른 대기업들의 재배치작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LG전자의 경우 최근 한계사업 진출을 추진하면서 본부관리직 2백여명을 포함해 1천명 가량을 영업부문에 재배치중이며 현대자동차도 올 연말까지 관리직 3백명을 영업직으로 전보시킬 계획이다. 한화그룹도 최근 추진중인 사업구조조정에 따라 2년내 9천여명의 여유인력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재배치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국내 대그룹중 어느 기업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를 맞고 있다』면서 『추진과정에서 부작용을 줄이는 대책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