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과 동국제강이 한보철강 분할인수에 나섬에 따라 부도후 6개월이 넘게 주인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던 한보철강 제삼자인수 작업이 급진전하게 됐다. 자산인수 방식은 회사를 청산하고 남은 토지와 건물 기계설비 등을 매입하는 것으로 자산과 부채를 모두 넘겨 회사를 살리겠다는 채권금융단의 방침과는 다르다. 포철 등은 『법인을 인수할 경우 한보에 대한 정부지원 문제 때문에 통상마찰이 발생할 소지가 있고 채권단 실사결과 밝혀지지 않은 한보의 우발채무에 대해서도 예측하지 못한 부담을 질 수 있다』며 이 방식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姜洛遠(강낙원) 제일은행 여신담당이사는 『자산인수 방식을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며 『내달 1일 채권금융기관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본격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인수방식이 받아들여질 경우 채권단은 포철과 동국제강으로부터 자산인수 대금을 받은 뒤 채권단 내부에서 채무변제 문제를 처리하게 된다. 그러나 채권단이 포철 등에 자산매각을 추진할 경우 담보를 확보하고 있는 은행권이 우선적으로 채권을 변제받을 가능성이 높아 담보 없이 어음만을 소지한 일반채권자들과 채권변제 분배문제로 갈등을 빚을 소지가 있다. 이 때문에 재산보전처분 상태인 한보의 자산인수 방식을 법원이 허가할지 주목된다. 한편 이달초 채권단이 안건회계법인에 의뢰해 한보철강의 자산 부채상황을 실사한 결과 △총자산 4조9천7백29억원 △총부채 6조6천54억원 △우발채무 1조1천5백73억원인 것으로 조사됐으나 포철측은 우발채무가 2조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영이·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