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슈킨 지음/작가정신/7천5백원) 푸슈킨의 명성과 장정일의 수난이 없었다면 아마 이 책은 국내에서 출간되지 못했을 것 같다. 법정에 선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결과적으로 성애묘사의 금기였던 아날 섹스를 「양성화」한 측면이 있다. 여자문제로 다른사람도 아닌 동서와 결투를 해야만 했던 푸슈킨. 그리고 그때의 부상으로 사망한 푸슈킨. 그가 어느날 한 여자와 다른 남자 2명과 함께 한 침실에 든다. 「…」. 여자의 집을 나서며 그는 이렇게 제안한다. 『다음엔 남자 2명이 더 있어야 해』 하지만 문호의 여성편력은 아무리 탁해도 로맨스의 색깔을 띠는 것일까. 낭만주의 시인의 섬세한 감수성이느껴지는 심리묘사와 여성경배의 철학적 단상들이 속기(俗氣)를 지우고있다. 〈이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