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인터뷰]제2시내전화 도전 데이콤 곽치영사장

입력 | 1997-04-07 07:54:00


요즘 통신업계의 관심은 온통 데이콤에 쏠려있다. 기업판도를 좌우하게 될 제2시내전화사업자로 유력한 그랜드 컨소시엄을 데이콤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2시내전화사업자는 4월말까지 정보통신부에 사업 신청을 내면 오는 6월말 최종 사업자가 선정된다. 이는 곧 1백년간 지속된 시내전화사업의 독점시대가 끝나는 걸 의미한다. 현재 데이콤 컨소시엄엔 SK텔레콤과 온세통신 같은 기간통신사업자와 삼성 현대 한화 일진 성미전자 핸디소프트 텔슨전자 등 대기업과 중견 및 중소기업을 망라해 모두 4백여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컨소시엄 구성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데이콤의 郭治永(곽치영·56)사장을 만났다. ―데이콤은 새시내 전화사업자 선정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업 진행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이것이 두번째이면서 마지막 시내전화사업자 아니겠습니까. 시내전화사업을 하려면 방대한투자가 필요하기때문에 더 이상 시내전화사업자가 새로 나설 수 없을 겁니다. 현재 데이콤에 상대가 되는 사업권의 경쟁자는 없다고 봅니다. 이제 사업권 차원이 아니고 어떻게 시내전화사업을 꾸려 나갈 것인지 청사진을 제시하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데이콤은 사업자 선정을 전제로 참여 기업의 지분을 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요. 『전화사업 기여도에 따라 주주사의 순위나 지분이 결정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두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하나는 설비투자고 또 하나는 마케팅 측면에서 고객기반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는 것이지요. 돈이 있으니까 전화사업에 참여해 사업권을 나눠 갖자는 생각으로는 안됩니다』 그는 제2시내전화 사업의 공공성을 공동우물에 비유해 설명했다. 『시내전화의 속성 자체가 공동우물과 같은 것입니다. 물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똑같이 물을 공급해줘야 합니다. 불행히도 지금까지는 물회사가 자기 식당에만 물을 공급해오는 방식으로 시내전화사업이 운영되어 왔습니다. 통신망의 공급이 제한적이고 선별적이라 국내에서 새 통신산업이 벤처기업으로 일어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해 왔습니다. 일반시민들에게 전화를 공급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전화를 이용한 부가통신 사업자를 키워나가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데이콤의 시내전화사업 차별화 전략은 무엇입니까. 『시내전화사업은 이제 음성통신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모든 통신의 기본이 전화이기 때문에 시내전화사업을 바탕으로 데이터통신이나 멀티미디어통신 뿐 아니라 새로운 부가통신사업이 가능해집니다. 시내전화 PC통신 개인휴대통신(PCS)을 복합적으로 서비스하는데 중점을 두겠습니다. 유무선 통신을 결합하고 무선가입자망을 이용하는 새 기술을 적용해 통신원가를 떨어뜨리겠습니다』 ―정보통신의 변화를 어떻게 보십니까. 『고객을 놓치지 않으려면 개별적인 요구에 맞는 대중맞춤화(mass―customization)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소비자가 요구하는데 「그런 것 없습니다」 해서야 장사가 되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것을 한 사업자가 다 할 수는 없습니다. 요즘 전략적 제휴가 많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개방시대에 대응해서 국내 통신업계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이 선결돼야 한다고 봅니까. 『공정한 경쟁없인 국제경쟁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일선 전화국에 실적을 할당하는 현재의 상황에선 공정경쟁을 아무리 외쳐도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다행히 최근들어 업계에서도 자율적으로 공정경쟁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커지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경쟁의 질서가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경남 마산 출신인 곽사장은 지난 65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과학기술연구소와 민간기업을 거쳐 데이콤에 몸담은지 12년 만에 내부승진의 첫케이스로 사장직에 올랐다. 〈성하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