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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새책]「새로쓴 창작·전래동화」

입력 | 1997-03-08 08:51:00


선안나(동화작가) 최지훈(한우리독서운동본부이사) 김용희씨(아동문학평론가)가 서울대 아동학연구실 연구원들이 펴낸 「새로 쓴 창작 전래동화」(전5권·샘터 펴냄)를 검토했다. 이 시리즈는 이미 발간된 「토손자와 거북손녀」 「태양이와 바라미」 「동글이의 세상구경」에 이어 최근 「더벅머리 나무꾼과 달궁선녀」 「왕자님 귀도 당나귀 귀」를 출간했다. 유안진서울대교수 감수. 어린이들의 논리적 사고력증진을 위해 집필자들이 국내외 동화들의 문제점을 거듭된 토론을 통해 고쳐 새롭게 쓴 동화집으로 각 동화는 「기대되는 효과」와 동화내용, 「생각해봅시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김경달 기자] 검토자들은 우선 『이전의 전래 창작동화들은 대부분 권선징악적 교훈을 바탕으로 비논리적이고 부정적 정서를 많이 담고 있었다』면서 『이를 현대적 사고로 재해석하고 다시 고쳐쓰거나 창작한 것은 고무적인 기획』이라고 평했다. 김용희씨는 지은이들이 창의성을 발휘해 차용과 변형 확장의 방법으로 새로 쓴 옛동화들이 재미와 교훈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피터팬을 만난 아이들」처럼 소재를 차용해 창작한 작품 △「토끼와 거북의 두번째 시합」처럼 옛 이야기를 확장, 화합의 경주로 이야기를 완결지은 작품 △「더벅머리 나무꾼과 달궁선녀」처럼 표현과 주제만 변형시킨 작품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동화를 새로 쓴 점이 돋보인다는 것. 선안나씨는 『진지하고 충실한 문학적 구성속에 올바른 가치관이 녹아내린 좋은 작품』으로 평했다. 그는 「더벅머리 나무꾼과 달궁선녀」에서 나무꾼이 선녀의 옷을 감추지 않고 따뜻한 마음을 전해 마침내 결혼을 이뤘고 선녀가 양팔에 아이들을 안고 하늘로 올라가는 대신 날개옷을 뜯어 색동저고리를 지어준다는 내용 등이 어린이들에게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씨는 그러나 교훈이 쉽게 노출되거나 가벼운 지식, 에피소드 위주로 구성돼 깊이 있는 인식을 유도하지 못하는 경향이 보여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최지훈씨는 『새로 쓴 동화들이 윤리적이나 교육적으로 합리적 태도와 사고를 갖도록 재구성된 점은 좋아보인다』면서도 『교육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쓰인 동화이므로 문학작품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또 『어린이들이 기존의 동화와 비교 대조하면서 읽으면 더욱 재미 있을것』이라고 조언하면서 『원전의 줄거리를 덧붙여 소개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