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티켓다방」에 병드는 農心…경북 성주군 『우후죽순』

입력 | 1997-03-03 08:32:00


[성주〓김진구기자] 「인구 5만3천명에 다방 1백23개」. 수박과 참외 등 특작으로 전국 농촌지역중에서도 부유한 곳으로 손꼽히는 경북 성주군이 「다방티켓제」 때문에 병들어 가고 있다. 성주군내 번화가는 물론 농촌지역 곳곳에 들어선 다방수는 모두 1백23개. 성주인구를 감안할 때 주민 4백30명당 다방이 1개꼴인 셈이다. 이는 인구 20만명에 육박하는 경북 북부지역 최대 도시 안동시내 다방수가 성주보다 한개 많은 1백24개라는 점과 비교할 때 성주의 다방이 안동에 비해 거의 4배나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방티켓제」란 시간당 1만∼1만5천원씩을 주고 티켓을 끊어 여종업원을 다방 밖으로 불러낸 뒤 각종 「시중」을 들게 하는 것. 다방 1개소당 평균 3,4명씩 여종업원을 데리고 있어 성주군내에서 「활동」중인 다방 종업원만 해도 줄잡아 4백명에 이르며 이들의 한달 수입은 평균 2백만원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성주군민들이 한달 평균 다방 여종업원에게 쏟아붓는 돈은 자그마치 8억원에 이르고 다방 주인의 수중에 들어가는 돈까지 계산하면 수십억원의 돈이 다방에 뿌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퇴폐영업으로 인해 재정자립도가 22%에 지나지 않는 성주군으로서는 막대한 지역자금이 다방종업원들의 「치마폭」으로 빨려들어가 지역경제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개탄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때 대구 등 대도시에서 만연했던 다방티켓 영업이 이제는 농어촌으로까지 번져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티켓영업은 소비성향을 부채질하고 퇴폐 타락 문화를 조장하는 등 농어촌지역의 정서를 파괴하고 있는데도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성주군관계자는 『농촌지역에 여가를 보낼 만한 공간이 없는 탓에 티켓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며 『적발될 경우에도 종업원과 손님이 잡아떼는 바람에 단속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