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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늘어도 살림 더 쪼들려요』…대우경제硏 조사

입력 | 1996-11-20 20:23:00


「許文明기자」 경기 안양에서 여관업을 하는 金(김)모씨(42). 작년엔 매달 3백60만원씩 벌다가 올해 4백50만원으로 늘었다. 그렇다고 생활이 훨씬 나아진건 아니다.매월 1백70만원씩 쓰던 생활비가 올해는 2백20만원이나 된다. 1년전에 비해 소득은 25%가량 늘었는데 생활비가 30% 늘어난 것. 서울에 사는 샐러리맨 李(이)모씨(33·보험회사대리)도 마찬가지. 월급이 작년 2백50만원에서 올해 2백70만원으로 8%가량 올랐지만 월 생활비는 1백40만원에서 1백60만원으로 14% 늘었다. 물가상승률이 소득증가율을 앞서가기 때문이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대우경제연구소가 최근 전국 3천1백8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가구 경제활동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 10명중 3명은 『1년전보다 소득은 늘었어도 생활수준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응답비율은 지난 93년 38.1%에서 94년엔 27.9%로 즐었다가 작년에 다시 30.4%로 늘었다. 경제성장 속에서도 살림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많은 것은 소득증가를 상쇄하는 정도의 체감물가상승과 생계비지출 증가 때문이라고 연구소측은 분석했다. 「한달동안 빚 안지고 생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관적 최저 생계비」는 93년 평균 90만1천원에서 95년엔 1백23만7천원으로 37.3%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소득증가율은 36.4%로 0.9%포인트 낮다. 또 가구소득에서 최저생계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93년 71.4%에서 95년 73.3%로 1.9%포인트 늘어나 「돈 쓴 흔적이 없다」는 얘기가 많아졌다. 연령대별로는 40대후반에서 50대초반 중년층이 소득증가율은 급격히 낮아지면서 교육비 지출은 상대적으로 많아 「체감 삶의 질」이 낮았다. 직업별로는 봉급생활자보다 자영업자, 가구원수별로는 독신가구와 6인이상 대가족이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