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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서 「뽀빠이 처벌」 찬반 논란

입력 | 1996-11-13 20:38:00


뽀빠이 李相瀧씨(53)가 심장병어린이돕기 기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PC통신에서 李씨가 처벌을 받아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놓고 열띤 찬반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일 KBS가 「추적60분」을 통해 李씨의 기금유용의혹이 드러난 후 하이텔과 천리안 등 PC통신에 개설된 토론방에는 李씨에 대한 글이 총 2백여개나 올랐다. 처음 이 토론방이 개설됐을 때는 「믿었던 어린이의 우상이 어떻게 그럴 수가…」 「盧泰愚 全斗煥 비자금 사건보다 더욱 실망스럽고 슬프다」 「어린이날 내 손을 잡아주었고 커서는 군대에서 만났는데…차라리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모든 자선단체에 대한 회계감사가 실시돼야 한다」는 등의 경악과 허탈감에 찬 글들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李씨를 소환조사하면서 李씨를 동정하는 글과 일방적인 「여론재판」을 경계하는 의견들이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경찰 수사결과 뚜렷한 혐의가 드러난 뒤 그에 대한 평가를 내리자」 「李씨는 그동안 5백53명의 어린이의 생명을 살렸다. 그런 李씨를 부정한 사람이라고 소리높여 외치는 사람들은 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해 단돈 1천원이라도 내놓은 적이 있는가」 「초상권을 빌려준 李씨보다 정작 사기를 친 악덕 출판업자를 욕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들이다. 『지난번 「소쩍새마을」의 가짜승려 일력에 대한 보도 때처럼 항상 매스컴은 폭로만하고 정작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대책은 세우지 않는다』는 등 언론의 선정주의보도에 대한 따가운 질책도 많다. 이 토론방의 개설자인 천리안의 유기일씨(DREAM621)는 『이번 뽀빠이 李相瀧씨 보도이후 가장 큰 피해자는 책을 산 사람도, 여러분도, 자선사업단체도 아닌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이라며 『심장병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위해 통신인들의 지혜를 모으자』고 제안했다. 한편 李씨는 지난 10일 경찰조사를 받고 풀려나온 뒤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 입원, 병원생활을 하고 있다. 병실에서 李씨는 『어린이만 보면 쓰다듬어주고 코를 닦아주던 내가 요즘은 거리에서 어린이 보기가 무서워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이번 사건이 마무리되는대로 충남 서산 바닷가에 있는 어머니 무덤을 찾아가 2개월동안 텐트생활을 하면서 참회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田承勳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