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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태국의 고도 치앙마이…왓 프라탓 도이수텝사원

입력 | 1996-11-06 20:49:00


「신현훈기자」 올해로 정도(定都) 7백년을 맞은 태국 제2의 도시 치앙마이. 북방특유의 매력이 흘러 넘치는 해발 3백35m의 고산도시다. 이 치앙마이는 「북방의 장미」로 불린다. 원시와 현대의 공존, 덥지 않은 기후, 독특한 문화유산, 유달리 불심이 깊은 주민들, 아름다운 여인들 때문이다. 게다가 교외로 나가면 코끼리와 뗏목을 타고 밀림을 누비며 원시적 자연을 경험할 수 있고 고산족들과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때묻지 않은 태고적 자연과 문화 유적지가 살아 숨쉬는 고도 치앙마이를 안내한다. 진흙탕 연못 속에서 핀 연꽃 한송이로도 극락정토를 느낄 수 있는 불심이 있다면 그것은 전생에 쌓은 업으로 인연된 최고의 행복이 아닐까. 불가의 나라 태국에서도 그 깊은 불심이 여행자들을 감동시키는 치앙마이. 그곳의 도이수텝 산에 오르면 그같은 치앙마이의 불가적 전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 산의 꼭대기(해발 1,056m)에 자리 잡은 왓 프라탓 도이수텝 사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이 사원이 이곳 사람들의 신앙 중심지인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그들은 이 산마저도 영산으로 칭한다. 「도이」는 산, 「수텝」은 신선을 의미한다. 그래서 도이수텝의 왓 프라탓사원은 「신선산」에 있는 사원을 뜻한다. 태국 사람들이 평생 단 한번이라도 치앙마이에 오고 싶어하는 이유는 그 이름에서도 찾을 수 있다. 또 「치앙마이에 오면 밥 먹는 것보다 먼저 도이수텝에 오르라」는 말도 거기서 연유한다. 산에 오르는 것이 바로 부처를 만나는 것으로 생각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절로 향한 3백여 계단에 한숨부터 나는 것은 역시 불자가 아닌 탓. 층계 대신 편하게 오를 수 있는 모노레일로 자꾸 눈이 갔다. 해발 1천56m의 정상에 있는 절 입구에 다다르니 상쾌한 바람이 땀에 젖은 몸을 식혀 준다. 고개를 돌리니 치앙마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절의화려함은언어 표현의 한계 밖에있다. 금빛으로도색된 높이 20m의 거대한 사리탑과 사원내 곳곳의 황금불상들은 극락의 화려함 그 자체인 듯 하다. 구슬땀에도 아랑곳 없이 법당에 머리를 조아리고 불공을 드리는 태국인들. 황색 가사를 걸치고 독경하는 스님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사원 곳곳에 메아리쳤다. 경내를 돌다 한 구석에서 빛바랜 닭 사진을 발견했다. 경내에 신발을 신고 들어 오는 무뢰한의 발을 그 섬뜩한 부리로 쪼았다는 영물 닭의 초상이었다. 이렇듯 경내에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 신발을 벗고 맨발이 되어야 한다. 무릎이 보이는 짧은 바지나 치마를 입고서는 경내에 조차 들어갈 수 없다. 태국에서 최고의 존경을 받는 국왕도, 불자가 아닌 외국인이라도 예외일 수 없다. 세속의 신분이나 귀천, 빈부도 여기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도이수텝산의 왓 프라탓사원에서 그들은 부처를 만난다. 그 부처에게 자신의 소원을 비는 것은 그들이 바라는 최대의 바람이다.가는 길위치는 시내에서 16㎞ 거리. 구시가지 북쪽의 창푸악문에서 도이수텝으로 가는 송테우(트럭의 일종)를 타면 30분만에 갈 수 있다. 요금은 30바트(약 1천원). 입장료는 10바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