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한편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보장이 불확실해진 가운데 지난해 전 세계 군비 지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가 공개한 ‘2025 세계 군사 지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가 지출한 군비는 2조8870억 달러(약 4247조90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9% 증가한 수치다. 전 세계 군비 지출은 11년 연속 증가세로, 지난해 군비 지출 규모는 SIPRI가 기록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비 지출 비중은 지난해 2.5%를 기록해 전년(2.4%)보다 0.1%포인트 늘었다.
군비 지출이 가장 두드러진 지역은 유럽이었다. 유럽의 총 군비 지출은 8640억 달러(약 1272조 원)로 전년 대비 14% 늘었다. 이에 대해 제이드 기베르토 리카르드 SIPRI 연구위원은 “군비 분담을 강화하라는 미국의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유럽의 자립 추구가 지속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군비 지출 총액도 6810억 달러(약 1002조5000억 원)로 전년 대비 8.1% 늘면서 그 증가 폭이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국방비 지출액은 478억 달러(약 70조3300억 원)로 전년 대비 2.6% 늘었다. 일본은 622억 달러(약 91조5200억 원), 대만은 182억 달러(약 26조7790억 원)의 군비를 지출해 각각 전년 대비 9.7%, 14% 증가했다.
디에고 로페스 다실바 SIPRI 연구위원은 미국이 기존 수준의 안보 지원을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에 있는 미국의 동맹국들이 군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군사비 지출 상위 5개국은 △미국(9540억 달러) △중국(3360억 달러) △러시아(1900억 달러) △독일(1140억 달러) △인도(921억 달러) 순으로, 이들 나라가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의 58%를 차지했다. 미국의 군비 지출액은 전년 대비 7.5% 감소한 반면에 중국의 지출액은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번째로 큰 군사비 지출국으로, 지출액은 841억 달러(약 123조7500억 원)였으나 러시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김하경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