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美의 안보청구서 “韓 국방비, GDP 5%로 늘려야”

美의 안보청구서 “韓 국방비, GDP 5%로 늘려야”

Posted June. 21, 2025 07:54,   

Updated June. 21, 2025 07:54

美의 안보청구서 “韓 국방비, GDP 5%로 늘려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동맹들에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하는 수준으로 국방비를 지출해야 한다고 19일(현지 시간) 밝혔다.

션 파넬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동아일보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18일(국방부 예산안 상원 청문회)과 샹그릴라 대화(아시아안보회의)에서 말했듯, 미국의 유럽 동맹들은 특히 아시아에서의 동맹 기준도 설정하고 있다”며 “그 기준은 GDP의 5%를 국방비에 지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국방비 증액 압박은 대(對)중국 억제 등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을 염두에 둔 조치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논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대한 방어는 한국이 자체적으로 더 많은 국방비를 투입해 책임지라는 메시지로, 전략적 유연성 차원에서 주한미군 감축 등을 감안한 조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31일 샹그릴라 대화에서 ‘실제적이고 임박한 중국의 위협’ 억제를 목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국방비를 신속하게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18일 국방부 예산안 청문회에선 “다음 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동맹국들이 GDP의 5%를 국방비 및 국방 관련 투자에 지출하겠다고 약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해 한국의 국방예산은 약 61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명목 GDP의 2.39% 수준이다. 5%로 올릴 경우 당장 내년부터 국방비로만 130조 원을 넘게 써야 한다. 이 경우 복지와 교육 등 필수 예산을 줄여야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24일부터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직접 한국에 국방비 증액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 정상회담을 재추진하고 있는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국방비 증액 요구에 대해 “미국이 한국에 대해서만 한 이야기가 아니라 일률적으로 한 이야기”라며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지, 연구하고 고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