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 취소로 석방되면서 탄핵 찬반을 둘러싼 갈등과 분열이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석방 직후 지지층을 향한 결집 메시지를 낸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를 향해 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요구하며 거세게 압박했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책임을 묻기 위해 심우정 검찰총장 등에 대한 탄핵 추진을 예고했다. 서울 곳곳에선 여야 정치인들이 참여한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리는 등 민심도 거세게 충돌했다.
검찰은 7일 오후 2시 법원이 구속 취소를 결정한 지 28시간 만인 8일 오후 5시 20분경 윤석열 대통령을 석방했다. 검찰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등 불복 절차는 밟지 않되, 향후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형사재판에서 구속 기간 산입 방식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 등을 다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석방 이후 수감돼 있던 서울구치소 정문을 걸어나오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주먹을 불끈 쥐어보인 뒤 관저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변호인단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응원을 보내준 많은 국민들, 우리 미래 세대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석방을 계기로 헌재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헌재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을 참고해서 적법 절차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면 (탄핵심판) 변론 재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은 “내란죄 철회로 중대한 흠결이 있는 대통령 탄핵심판을 각하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법원의 구속 취소에 항고하지 않은 심 총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면서 고발과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내란 임무를 수행한 부하들은 다 구속돼 있는데,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내란 수괴가 절차상 문제로, 산수 문제 때문에 석방돼야 한다는 것을 어떤 국민이 쉽게 납득하겠나”라며 “검찰이 이번 내란 사태의 주요 공범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은연중에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 구속 취소와 석방으로 인한 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헌재가 조속히 선고를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심리적, 정치적 여론 등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법적으로 구속 여부는 탄핵 재판과 전혀 관계가 없다”며 “선고가 길어지면 헌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각종 시위 등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