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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시공 능력-美 설계 기술 결합”… ‘新에너지 협력사업’ 떠오른 SMR

“韓 시공 능력-美 설계 기술 결합”… ‘新에너지 협력사업’ 떠오른 SMR

Posted January. 11, 2025 07:31,   

Updated January. 11, 202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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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가 한미 간의 주요 에너지 협력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의 원전 공급망과 시공 능력, 미국의 설계 기술이 결합할 수 있어 이미 한미 기업 간 협력과 투자가 여럿 진행되고 있다.

10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만든 미국의 SMR 개발사 테라파워와 주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테라파워 SMR에 대한 기자재 제작 가능성을 검토하고 설계 지원 용역을 한다. 올해부터는 원자로 보호 용기, 원자로 지지 구조물, 노심 동체 구조물 등 주기기 3종 제작도 시작한다. HD현대 역시 테라파워와 SMR 핵심 설비 중 하나인 원자로 용기 개발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2021년부터 미 SMR 개발업체 홀텍인터내셔널과의 협력을 시작했다. 현대건설은 홀텍 SMR의 설계·구매·시공 독점권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홀텍은 미 미시간주 팰리세이즈 원자력발전소에서 SMR 클러스터 구축 사업을 공동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1년 2000만 달러, 2022년 5000만 달러를 미 SMR 업체 뉴스케일파워에 투자했다. 두 회사는 이 투자를 계기로 세계 SMR 사업에 공동 진출하는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미국 아이다호주, 루마니아 등에서 진행되는 SMR 사업에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DL이앤씨는 미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X-energy)에 2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두 회사는 자체 SMR 노형인 ‘Xe-100’의 플랜트 운영 및 유지 보수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최근 SMR과 관련해 한미 기업 간 협력이 크게 늘어나는 건 미 기업들이 첨단산업 확대를 위한 전력 수요의 대안으로 SMR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빅테크 기업 아마존과 메타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SMR을 통해 해결하기로 하고 건설 계획을 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도 후보자 시절부터 SMR을 ‘청정 에너지원’으로 보고 원전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규제 완화를 예고했다.

문제는 미국의 원전 설계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건설 능력은 1980년대 중반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지금까지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아 크게 쇠퇴했다는 점이다. 반면 한국은 1978년 고리 원전을 시작으로 신한울 1∼4호기 등 최근까지 신규 원전을 건설해 원전 시공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 원전(APR1400)의 kW(킬로와트)당 건설단가는 3717달러로 미국(1만1638달러)이나 프랑스(7809달러)의 30∼50% 수준으로 나타났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한국의 원전 시공 능력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건설 비용이 적게 들고 공사 기간이 짧은 것이 강점”이라며 “이러한 강점은 SMR 분야에서도 이어지는 만큼 미국이 원전 확대 정책을 취할수록 한국과의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민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