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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소프라노, 공연 지연시켜 논란… 일부 관객 “환불” 요구

세계적 소프라노, 공연 지연시켜 논란… 일부 관객 “환불” 요구

Posted September. 10, 2024 07:55,   

Updated September. 10, 2024 07:55

세계적 소프라노, 공연 지연시켜 논란… 일부 관객 “환불” 요구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59·사진)가 내한 공연 도중 앙코르곡을 부른 상대 배우와 지휘자에게 불만을 제기하며 공연을 지연시키는 이례적인 해프닝이 발생했다. 일부 관객들은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br><br> 9일 공연계 등에 따르면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전날 공연된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주역을 맡은 소프라노 게오르규는 상대역 카바라도시 역 테너 김재형이 노래하는 동안 갑자기 무대에 나타나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김재형이 3막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을 부른 뒤 계속되는 갈채 속에서 같은 곡을 다시 한 번 부르자, 이 아리아 뒤에 등장해야 할 게오르규가 갑자기 무대에 나와 손을 흔들고 시계를 가리키며 항의하기 시작한 것. <br><br> 김재형의 노래가 끝나자 또렷이 객석에 들리는 목소리로 지휘자 지중배에게 “이건 공연이지 리사이틀이 아니다” “나를 존중해 달라”고 항의했다. <br><br> 문제는 오페라가 막을 내린 뒤의 커튼콜로도 이어졌다. 게오르규는 자신이 등장할 순서가 되어서도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무대 가장자리 부분에 잠깐 나타난 뒤 손을 저으며 돌아 나가버렸다. 공연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감상을 망쳤다”는 불만이 잇따랐다.<br><br> 오페라 공연에서 앙코르 요청을 받아 아리아를 다시 부르는 일은 드물지만 종종 일어난다. 2010년 제노바 카를로 펠리체 극장에서 열린 ‘토스카’ 공연에서는 토스카 역의 다니엘라 데시가 2막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에서, 카바라도시 역 테너 파비오 아르밀리아토가 3막 ‘별은 빛나건만’에서 나란히 앙코르를 받아 같은 노래를 각각 두 번씩 불렀다.<br><br> 게오르규는 2016년에도 비슷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빈 국립오페라에서 열린 ‘토스카’ 공연에서 카바라도시 역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이 앙코르를 요청받아 ‘별은 빛나건만’을 다시 부르자 무대에 나오지 않고 분장실로 돌아갔다.<br><br> 세종문화회관은 9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게오르규 측에 항의 표시와 함께 한국 관객에 대한 사과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오르규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br><br> 음악평론가 장일범은 “게오르규는 자신의 노래가 만족스럽지 않던 터에 김재형의 노래가 갈채를 받자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 같다”며 “공연 내용은 모두 소화했으므로 일부 관객의 환불 요구는 무리”라고 말했다.<br><br>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