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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인수위 한달, 뭐 했나

Posted April. 19, 2022 07:57,   

Updated April. 19, 202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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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어제 출범 한달을 맞았다. 시작은 창대한 듯 했으나 지금까지 드러난 활동성과는 미약한 수준이다. 안철수 위원장은 “역대 어느 인수위보다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했지만 인수위가 뭘 했는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는 게 냉정한 평가다.

 이번 인수위는 10년 만에 부활했다. 근소한 차이로 5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진 데다 여소야대인 상황에서 새 정부가 어떤 비전과 계획을 갖고 야당의 협조를 얻어가며 국정을 운영할지 관심이 컸다. 국내외적 위기 상황에서 정권을 인수하는 만큼 초당적 국정 과제를 잘 선정하고 실행 계획을 하나하나 내놓으며 국민 관심을 끌고 지지를 얻어가는 게 인수위의 핵심 임무였다.

 지난 한달 인수위가 내놓은 정책 이슈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관사 폐지, ‘만 나이’ 도입,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6개월 재연장, 카페·음식점 일회용 컵 규제 유예 제안 등이다. 생활밀착형 정책 등으로 나름대로 의미는 있지만 국정 5년 로드맵으로 볼 수는 없다. 창의적 국정 과제를 제시하거나 굵직한 정책 이슈를 주도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는 윤 당선인 측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인수위를 꾸려놓고는 청와대 개방과 집무실 이전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는 바람에 정책 이슈가 정무 이슈에 묻히는 결과를 낳았다. 인사권 등을 놓고 물러가는 정권과 사사건건 충돌하는 일도 있었다. 안 위원장 측 인사가 장관 지명에서 제외되자 단일화 협상에 직접 나섰던 국민의당 의원이 인수위원을 사퇴하는 일도 벌어졌다.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만찬 회동으로 파국을 막긴 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살아 있다.

 그 사이 일부 인수위원들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 보다는 청와대와 내각 진출에만 목을 매는 듯한 양상도 벌어졌다. 안 위원장이 “인수위는 청와대로 가는 징검다리, 내각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니다”라는 경고까지 했다. 최근 몇몇 장관 후보자들의 검증 이슈가 불거지자 인수위까지 덩달아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한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어서야 국정 밑그림이 제대로 그려지겠나.

 새 정부 출범은 3주밖에 남지 않았다. 글로벌 안보위기, 경제 위기에 적절히 대응하며 성장엔진을 살리는 책임을 새 정부가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 뒤늦게 국민 관심을 끌기 위한 무책임한 과제를 남발해서는 안 된다. 이제라도 더욱 긴장감을 갖고 새 정부 출범에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