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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보다 값진 투혼과 감동, 한점 아쉬움도 없었다

메달보다 값진 투혼과 감동, 한점 아쉬움도 없었다

Posted August. 09, 2021 08:35,   

Updated August. 09, 20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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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올림픽이 어제 막을 내렸다. 한국은 금메달 6개로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이후 37년 만에 가장 적었다. 하지만 모든 태극전사들이 메달보다 값진 투혼을 보여주고 감동을 선사했다. 국민들도 탁월한 기량을 선보이며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은 물론, 메달은 놓쳤지만 마지막 남은 힘까지 짜내며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원팀’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 여자배구는 8일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르비아에 0-3으로 져 최종 4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김연경 선수는 고비 때마다 리더십을 발휘했고, 모든 선수들은 패색이 짙은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몸을 던졌다. 그 결과 숙적 일본은 물론 한 수 위 전력인 터키까지 꺾어 국민들을 감동시켰다.

 육상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도 값진 4위로 주목 받았다. 우 선수는 2m35를 기록해 4위를 차지했다. 24년 묵은 한국기록을 경신했고, 마라톤을 제외한 육상 최고 성적이다. 우 선수는 아깝게 메달을 놓쳤지만 “쿨하게 떨쳐버리고 다시 도전하면 즐거움이 찾아올 것”이라고 환하게 웃으며 새로운 희망을 얘기해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전웅태 선수는 7일 불모지였던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전 선수는 “근대5종이 56년(실제론 57년) 이루지 못한 한을 풀었다. 일본 하늘에 태극기가 올라가서 기쁘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관심을 받지 못한 한에 복받치는 듯 “앞으로 근대5종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아름다운 패배도 많았다. 선수들은 공정한 경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패배에 멋지게 승복했다. 태권도의 간판 이대훈은 남자 68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의 좌오솨이에게 패한 뒤 다가가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남자 유도 100kg급 조구함도 은메달에 그친 뒤 승자의 팔을 들어줬다.

 압도적인 실력으로 9연패를 이룬 한국 여자양궁 단체전 대표팀, 한발 더 빨리 움직이는 ‘발 펜싱’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남자 사브르 단체전 대표팀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전통의 메달 종목 태권도와 유도, 레슬링 등에서 ‘노 금메달’로 부진했다. 하지만 기초종목인 육상과 수영, 체조에서 선전해 한국 스포츠의 균형 발전 가능성도 봤다. 232명의 태극전사들과 5000만 국민이 한 마음이 돼서 뛰면서 한국 스포츠의 희망과 잠재력을 확인한 17일 간의 제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