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발 ‘델타 변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막판 속도전에 돌입했다.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률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달라지는 ‘2개의 미국’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사진)은 6일 백악관 성명에서 “여러분과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백신을 맞는 것”이라며 “우리는 힘들게 싸웠고 진전도 있었지만 지금에 만족할 수는 없다”며 백신 접종을 호소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새로운 백신 공급 계획을 공개했다.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백신을 놔주는 기존 방식 대신 미접종자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백신을 맞히는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대규모 접종센터를 설치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했다면 앞으로는 수만 곳에 이르는 마을 약국이나 병원, 소아과 등 생활·주거공간과 가까운 곳에 백신을 뿌려 접종률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의료진이 집집마다 방문해 접종을 해주거나 직장 등에서도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미국은 연방재난관리청(FEMA),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연방 기관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코로나19 확산 대응팀’을 구성해 접종률이 낮은 주(州)의 델타 변이 확산 대응을 돕기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방침은 오랫동안 감소세를 이어왔던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미국은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전체 성인의 70% 이상에게 최소 한 차례 백신을 맞히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바이러스 확산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체로 지난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남부와 중서부 주의 접종률이 낮고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현재 접종 완료 비율이 39%에 불과하며 최근 2주간 확진자는 145% 급증했다. 34%가 접종을 완료한 아칸소주는 같은 기간 확진자가 121% 늘었다. 미주리 미시시피 캔자스주 등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