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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이드 사건’ 미성년 목격자들 “도움 못줘 미안”

‘플로이드 사건’ 미성년 목격자들 “도움 못줘 미안”

Posted April. 01, 2021 07:28,   

Updated April. 01, 202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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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플로이드 씨의 죽음에 죄송한 마음이 들어 수일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를 위해 몸싸움이라도 벌여야 했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습니다.”

 미국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무릎으로 짓눌러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데릭 쇼빈(45)의 공판에서 목격자 다넬라 프레이저(18)는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증언했다. 미국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목격자들은 당시 상황을 고통스러운 듯 증언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사건 당시 17세였던 프레이저는 플로이드의 죽음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그녀의 영상으로 미국 전역에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일어났다. 프레이저는 죽어가는 플로이드를 보며 흑인인 자신과 아버지, 형제, 친척들과 친구들이 떠올랐다고 흐느꼈다.

 법정에는 9세 소녀 목격자도 출석했다. 얼굴과 이름은 공개되지 않고 목소리만 생중계된 이 소녀는 플로이드를 봤을 때 “슬프고 조금 화가 났다”며 “왜냐면 그(경찰)가 플로이드의 숨을 멎게 하는 것처럼 보였고, 그것이 플로이드를 아프게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니애폴리스 소방관인 제너비브 핸슨(27)은 플로이드에게 응급조치 하려는 자신의 시도를 경찰이 막았다고 증언했다. 사건 당일 비번이었던 핸슨은 산책을 하다 수갑이 채워진 채 성인 남자 세 명에게 제압당해 꼼짝할 수 없는 플로이드를 발견했다. 그는 플로이드의 맥박을 재고 응급조치를 취할 생각으로 경찰관 한 명에게 다가갔으나 제지당했다고도 했다. “도움을 줄 수 없을 때 기분이 어땠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너무나 당황스럽고 고통스러웠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감정을 가라앉히고 보니 신고해야 할 상황임을 인식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영상을 촬영하고 911에 신고했다.

 이날 공판에 출석한 증인은 총 6명으로 이 중 4명은 18세 이하인 미성년자들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어린 목격자들의 슬픔과 분노 섞인 증언은 미국인들의 마음속에 깊이 박혔다”며 “그들이 증언하며 흘린 눈물은 이들 또한 피해자임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김민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