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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푸틴, 美대선 개입 대가 치를 것”… 러는 주미대사 소환

바이든 “푸틴, 美대선 개입 대가 치를 것”… 러는 주미대사 소환

Posted March. 19, 2021 07:36,   

Updated March. 19, 2021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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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지난해 미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며 제재를 예고하고 존 바이든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 “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하자 러시아가 17일 주미 대사를 긴급 소환했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혐의로 원래도 갈등을 빚어온 미-러 관계가 더욱 악화하는 모양새다.

 러시아 외교부는 17일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 논평에서 “대미 관계의 향방을 협의하기 위해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대사를 모스크바로 소환했다”고 밝혔다. 안토노프 대사는 이날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미국 고위 관리들의 잘못된 언급은 이미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를 완전한 붕괴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현 상황은 미국이 최근 몇 년간 의도적으로 양국 관계를 교착 상태로 만들어온 결과”라고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가 2020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주장은 근거도,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루 앞선 16일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공작을 펼쳤으며 푸틴 대통령이 이 공작을 직접 지시했을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CNN 방송은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이 러시아에 이 혐의와 관련한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공개된 ABC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대선 개입 혐의와 관련해 “그(푸틴)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1월 말 푸틴 대통령과 당선 뒤 첫 통화를 하며 “나도 당신을 알고 당신도 나를 안다. 내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이) 벌어졌다고 규명하면 그때는 각오하라(then be prepared)”고 경고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진행자가 ‘푸틴 대통령이 살인자(killer)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음…,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이 올해 1월 핵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의 5년 연장에 합의한 것을 들며 “상호 이익을 위해 협력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선 이달 2일 미국은 러시아 정부가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의 배후라며 러시아 고위 관리 7명과 연구소 및 보안기관 5곳, 기업체 14개 등을 제재한 바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2014년)과 시리아 내전 개입(2015년), 대(對)이란 제재 위반(2020년) 등 문제를 놓고 러시아와 지속적으로 충돌해 왔다.


조종엽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