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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와 사투 벌이는 의료진에 따뜻한 격려를

메르스와 사투 벌이는 의료진에 따뜻한 격려를

Posted June. 18, 201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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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추가된 메르스 환자 8명 가운데 2명은 삼성서울병원 방사선기사와 강동경희대병원 레지던트다. 방사선기사는 메르스 환자를 촬영하다, 레지던트는 응급실을 찾은 메르스 환자와 접촉하다 의료현장의 최일선에서 감염됐다. 지금까지 확진 환자 162명 가운데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등 의료인 감염은 15건, 간병인 7건까지 합치면 비율이 13.5%에 이른다. 메르스는 비말()에 의한 전파여서 일반인이 지역사회에서 감염될 확률은 극히 낮지만 환자를 대면 치료하는 의료인들은 항시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에 처해 있다.

수백 명의 의료진이 집안이나 병실에 격리돼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 병동에서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거나 선별하는 작업을 하는 의료진은 매일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다. 방호복에 안면보호구을 끼고 이중장갑과 이중덧신을 신어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환자 상태를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환자가 위급상황에 처하면 밤을 새우기 일쑤다. 방호복 안은 순식간에 땀범벅이 되지만 방호복은 한번 벗으면 버려야 하는데다 입는 데만도 10분 이상 걸려 아무 때나 벗기도 어렵다. 의료진도 사람이라 죽음의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포크라테스 서서를 한 의사와 나이팅게일 선서를 한 간호사라는 소명의식 하나로 본분을 다하고 있는 이들에게서 메르스 극복의 희망을 본다.

이들이 견디기 어려운 것은 혹시나 메르스에 감염됐을 지도 모른다는 주변의 차가운 시선이다. 일부에서는 감염을 우려해 의료진의 자녀를 학교에 나오지 못하게 하거나 의료진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일상생활에서도 배척하는 일이 벌어진다니 기막힐 일이다. 메르스 전사를 응원하지는 못할망정 자녀까지 왕따시키는 것은 공동체를 생각하는 최소한의 양식도 없는 몰염치다.

어찌 보면 메르스 사태의 최대 피해자가 병원과 의료진이다. 그럼에도 병원은 메르스의 숙주노릇을 했다고 욕을 먹고 의료진은 바이러스의 소굴 취급을 받고 있다. 너는 학교에 나오지 말라며 의료진의 자녀를 따돌리는 분위기가 가장 교육적이어야 할 학교에서 있었다니 놀랍기만 하다. 배제의 매커니즘이 작동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 더더욱 증세를 숨기게 된다. 그렇게 되면 숨은 메르스 환자가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가능성이 높아져 사회 전체가 더 위험해진다. 메르스 사태가 정점을 치닫고 있는 지금, 바이러스와 싸우는 의료진과 그 가족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