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May. 14, 2011 03:20,
어제 선출된 김진표 민주당 새 원내대표는 행정고시 출신에 1970년대 경제개발 시대부터 정통 경제관료로 오래 일했고 17대에 이어 18대 국회의원으로 현장 정치경험도 적지 않다. 김영삼 정부 때 금융실명제 도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는 재정경제부 차관과 대통령 정책기획수석비서관, 국무조정실장, 경제교육 부총리를 거쳤다. 그가 지난날 노 전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없었더라면 지금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됐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성싶다.
민주당은 지난달 경기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에서 이김으로써 중도성향 및 건전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을 끌어당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바로 그 분당을 승리의 주인공인 손학규 대표에 이어 수원 영통이 지역구인 김 의원이 원내대표로 등장함으로써 민주당은 수도권 출신 투 톱 체제를 갖춘 셈이 됐다. 이로써 민주당은 짙었던 호남색()을 많이 탈색할 수는 환경을 만들었다.
김 원내대표가 대한민국과 5000만 국민을 위한 정책 및 입법을 놓고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건강하게 경쟁하고 대승적으로 협력한다면 민주당을 대안정당으로 바라보는 국민이 늘었으면 늘었지 결코 줄지는 않을 것이다.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 그리고 민주당의 건전한 중도세력이 당의 중심세력이 될 때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분명히 높아질 것이다. 한국의 민주당도 이제 자유민주 및 시장경제 가치의 구현을 통한 총체적 국민이익을 추구하는 선진국 민주진보정당들처럼 진정한 진보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대한민국 헌법 가치 아래에서 정통성 있는 수권정당이 될 수 있다고 우리는 본다.
민주당이 단지 반()한나라당 연대를 통해서만 정권을 탈환하려 한다면 민주당의 정체성은 상당부분 종북()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민주노동당과 닮아갈 수밖에 없다. 민노당은 대한민국 번영의 체제적 기반인 시장경제와 사유재산권 제도마저 온전하게 인정하지 않는 정당이고, 특히 대한민국 헌법이 지향하는 통일노선과 거리가 먼 통일을 꿈꾸는 정당이다. 민주당이 이런 정당과 손잡을 때 그것이 과연 집권의 보증수표가 될 것인가. 민주당은 민주주의 가치의 관점에서 그래선 안 될 뿐 아니라, 선거 전략의 측면에서도 민노당 지지층을 얻는 득()보다 중도세력을 잃는 실()이 클 것이다.
손 대표는 충실한 시장주의자이자 개방경제의 전도사로 일자리와 성장을 위해 땀 흘려 뛰었던 경기도지사 시절을, 김 원내대표는 나라살림을 튼튼히 하고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경제관료 시절을 새로운 민주당 정치의 원점을 삼을 용의가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