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오피니언] 오바마와 매크리스털

Posted June. 26, 2010 20:37,   

ENGLISH

지미 카터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하던 1977년 주한미8군 참모장인 존 싱글로브 소장은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카터 대통령은 2,3년 전의 낡은 정보를 토대로 철수 결정을 내렸다. 지난 1년간 북한의 전력 증강은 지대하므로 주한미군 철수는 전쟁을 유도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카터 대통령은 진노해 그를 소환했으나 바로 전역시키지 않았다. 그는 하원에서 카터 행정부는 한국을 담당하는 8군에게 주한미군 철수가 가져올 문제점 대해 물어온 적도 없다며 소신을 재천명했다.

지난 해 아프간 전쟁을 지휘하는 국제안보지원군 사령관에 임명된 스탠리 매크리스털 대장이 대중 격주간지 롤링스톤과 인터뷰를 했다. 그를 동행 취재한 이 잡지의 기자는 매크리스털 측근의 전언에 기자의 시각을 더하는 형식으로 매크리스털 대장이 품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조 바이든 부통령 등에 대한 부정적인 인물평을 썼다. 매크리털 대장은 워싱턴으로 소환돼 바로 해임됐다. 동료 군인들은 그가 겪었던 아프간에서의 힘든 상황은 이해했지만 그를 보호해주진 않았다.

군 지휘관과 대통령 사이엔 종종 미묘한 대결이 펼쳐진다. 대통령이 과도한 목표를 내렸을 경우 특히 그렇다. 매크리스털 대장은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내년 7월까지 아프간전쟁을 끝내라는 벅찬 소임을 받아 놓고 있었다. 그는 대중잡지를 골라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가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문민통제를 훼손했다는 철퇴를 맞았다. 매크리스털 대장은 대통령과 소통하는 법을 몰랐고 언론을 활용하는 방법에서도 서툴렀다.

군은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과 국회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문민통제다. 더글러스 맥아더유엔군 사령관은 625 전쟁 때 중공군이 참전하자 중국과의 확전을 주장하며 핸리 트루먼 대통령과 맞서다 파면 당했다. 제1차 세계대전을 마무리한 프랑스 조르주 클레망소 총리는 전쟁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장군에게만 맡겨놓을 수는 없다고 말을 남겼다. 군과 외교를 포함한 국정 전반을 총괄하는 대통령과 전쟁 경험이 많고 소신 있는 장군들 사이에는 때로 갈등이 생기지만 결국 군 통수권자가 최종 결정의 열쇠를 쥐고 있다.

이 정 훈 논설위원 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