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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자리 골라가는 전문, 청년 백수 양산하는 대학

[사설] 일자리 골라가는 전문, 청년 백수 양산하는 대학

Posted May. 13, 2010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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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취업자수가 5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고 실업률은 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졌다. 3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었던 실업자 수도 90만 명대로 하락했다. 우리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타면서 민간 기업들의 구인 수요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든 연령 대에서 실업자가 줄어들고 있으나 20대 청년층만은 아직 찬바람이다. 30대 이상 실업자는 줄어든 데 비해 20대 실업자 수는 1만1000명이 늘었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수도 1년 전에 비해 1.8% 줄었다. 같은 청년층이라도 학력별로 차이가 크다. 고졸 이하에서는 실업자가 줄어든 반면 대졸 실업자는 늘어났다. 기업들이 경기 회복에 힘입어 생산과 투자를 늘리면서 생산현장에서 필요한 전문계 고등학교(전문고) 졸업생들에 대한 수요는 크게 증가했다.

전문고 졸업예정자들은 여러 기업으로부터 취업 요청을 동시에 받아 놓고 취직할 기업을 고르는 형편이다. 기업들은 기능직 인력을 확보하기위해 예년 보다 일찍 입도선매() 식으로 구인()하고 있으나 미처 충원을 다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국 500여개 공업 상업 등 전문고 3학년 재학생은 16만 여명에 이르지만 80%에 이르는 대학진학률을 감안하면 취업 가능학생은 3만4만 명에 불과하다.

반면 대학 졸업 예정자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취업 전쟁을 치르고 있다. 대졸자가 취직할 수 있는 일자리가 부족해 수 십 군데 입사원서를 내도 서류 전형에서 떨어지기 일쑤다.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는 2018년까지 전문대와 대학 졸업자 중에서 매년 4만5000명 이상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리라는 전망이다. 2016년 이후에는 대학에 입학할 학생도 부족해 문을 닫는 대학이 속출할 판이다. 인력 수요에 맞도록 대학 정원을 조정하지 못한 탓에 죄 없는 학생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전문고 졸업자들이 먼저 취업하고 나서 대학에 진학하도록 하는 유인책과 전문고 육성방안을 내놓았다. 전문고를 졸업하고 3년 이상 산업체에 근무하면 대학 지원자격을 주는 특별전형을 국립대로 확대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80%에 이르는 전문고 졸업생들의 대학 진학률을 크게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다. 청년 백수를 양산하는 대학의 정원을 줄이고 부실 대학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하는 것이 선결 과제이다. 지난 5년 동안 20개 국공립대학이 10개로 1개로 합쳐 9000여명 정원을 줄였다고 하지만 속도가 턱없이 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