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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

Posted May. 05, 201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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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뉴턴과 알버트 아인슈타인에 이어 우주의 비밀에 가장 근접한 물리학자라는 평가를 받는 스티븐 호킹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68)는 책만 파고드는 공부벌레는 아니다. 옥스퍼드대에 다닐 때는 몸무게가 가볍다는 이유로 조정팀 키잡이를 맡아 일주일에 엿새를 강에서 지냈다. 루게릭병에 걸려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고, 기관지 절제수술을 받아 음성합성기로만 의사표현을 하지만 강연과 TV프로그램을 통해 어려운 물리현상을 쉽게 풀어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블랙홀 이론의 창시자인 호킹 박사가 최근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이론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내주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방영될 스티븐 호킹의 우주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인터뷰에서 그는 다른 별에 외계생명체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접촉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행성에 있는 자원을 고갈시킨 외계인이 떠돌이가 되어 다른 행성을 정복하고 식민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영화 아바타에서 자원고갈에 직면한 인류가 판도라행성의 자원을 탐내 나비족을 몰아내려는 설정의 역()상황이다.

외계인 존재론에 이어 호킹 박사는 같은 프로그램에서 미래로의 시간여행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시간여행을 하려면 물체가 빛보다 빨라야 한다. 그런데 빛보다 빠른 물체는 없다. 따라서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하지만 호킹 박사는 시간여행이 가능한 근거로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에서의 하루는 지구에서의 1년과 맞먹으며 이때 가속운동을 하는 물체의 주변에서 시간이 느려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원인이 결과에 앞서야 한다는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시간여행은 인간의 호기심과 탐구욕을 무한히 높여준다. 그래서 실현 불가능한 일인 줄 알면서도 수많은 소설 만화 영화가 시간여행과 공간이동을 소재로 삼는다. 호킹 박사도 과거로 시간여행을 한다면 마릴린 먼로를 만나고 싶다고 했을 정도다. 어쨌든 그의 시간여행 가능론은 인간의 고정관념 하나를 또 깼다. 미래로 향하는 일이 공상과학(SF)소설 속의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세계적 석학이 말하고 있으니 그의 타임머신에 한번 올라보고 싶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