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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 오바마의 핵 경고 가볍게 듣지 말라

[사설] 북, 오바마의 핵 경고 가볍게 듣지 말라

Posted April. 08, 2010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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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6일 발표한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하는 비핵국가에 핵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루 전 뉴욕타임스 회견에서 NPT 의무를 준수하고 있는 비핵국이라면 설사 생화학무기로 미국을 공격하더라도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정부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획기적인 핵전략이다. 미국은 핵실험과 핵탄두 및 핵무기 개발 중단 방침도 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해 4월 체코 프라하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주창했다. 오바마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8일 프라하에서 작년 12월 만료된 1단계 전략무기 감축협정(START-1)을 이을 후속협정에 서명한다. 양국은 장거리 핵탄두를 현행 2200기에서 1500기로, 지상 및 해상배치 미사일을 현행 1600기에서 800기로 대폭 줄이기로 합의했다. 오바마는 12,13일 워싱턴에서 47개국 정상을 초청해 핵안보정상회의를 주재한다. 모두 핵에 대한 공포를 줄이려는 오바마의 의지가 담겨있는 행사들이다. 지구촌이 핵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오바마 핵 독트린의 또 다른 핵심은 핵무기 없는 세계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국가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그는 북한과 이란을 지목하며 NPT를 탈퇴하거나 위반한 국외자에 대해선 핵무기 사용에 대해 예외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도 NPR에는 북한과 이란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오바마의 핵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오바마의 핵 독트린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볼 수도 있다. 2003년 NPT를 떠난 북한이 복귀해 의무를 준수하면 미국의 핵 공격대상에서 제외된다. 북한은 더구나 6자회담을 통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고 분명히 약속했다.

미국의 핵전략 수정과 미-러의 핵감축은 다른 핵보유국인 영국 프랑스 중국에 영향을 미친다. 사실상 핵보유국인 이스라엘 파키스탄 인도도 압박할 것이다. 5월에는 NPT 평가회의가 열려 탈퇴국가에 대한 제제문제를 다룬다. 북한이 시대의 큰 흐름을 거부하고 핵개발을 지속하면 고립과 제재로 고통이 따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