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한달 용돈? 3000만원 차? 외제 3대 술? 발렌타인 30년만

한달 용돈? 3000만원 차? 외제 3대 술? 발렌타인 30년만

Posted January. 07, 2010 09:03,   

ENGLISH

한 달에 3000만 원 정도 쓰겠죠. 차는 팬텀, 벤츠, 람보르기니 하나씩 있고.

지난해 방영된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주인공 구준표(이민호 분)의 극중 대사가 아니다. 케이블채널 온스타일이 10일부터 8회 분량으로 내보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파파리치 출연자가 밝힌 자신의 생활상이다.

파파리치는 제목 그대로 부자(rich) 아버지(papa)를 둔 한국의 20대 남성 4명이 출연해 각자의 삶을 공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온스타일은 대한민국 상위 1% 20대 꽃남들의 리얼 라이프라는 광고 문구를 내걸었다.

파파리치 출연자 엄성모(25) 윤석민(25) 김형우(21) 박재영 씨(20)는 모두 내로라하는 집안 출신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엄 씨의 아버지는 전국에 여러 병원을 소유한 의료업계 재벌이자 소아과 의사다. 엄 씨는 아역배우 출신으로 연기 활동을 하고 있다. 박 씨는 M기업 외손자이며 김 씨는 K그룹 외손자이다. 윤 씨의 집안 배경에 대해 제작진은 밝히지 않았으나 일부 누리꾼은 그가 유력 금융가의 아들이라는 주장을 올리고 있다.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된 프로그램 홍보 영상에서 엄 씨는 한 달 용돈이 2000만 원이며, 윤 씨는 고가의 외제차를 여러 대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는 2억 원짜리 물건을 일시불로 구매한다고 말했고, 박 씨는 (술은) 밸런타인 30년산만 마신다고 했다. 영상에는 이들이 승마와 골프를 즐기는 모습이 나온다.

홍보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방송 시작 전부터 출연자들과 제작진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누리꾼인 ID cooln은 상위 1%가 아닌 나머지 99%는 소외감을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ID martain0924는 재벌가 자녀들이 남들은 평생가도 가지기 힘든 차를 몇 대씩 가지고 있다는 둥 정신 나간 소리만 해대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출연자들은 이 같은 반응을 예감한 듯 홍보 영상에서 그냥 욕먹으려고 하는 거다 원래 남 신경 잘 안 쓰고 산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최초의 홍보 영상에서 박 씨 집안을 M유업이라고 소개했다가 대기업으로 수정하는 등 프로그램이 몰고 올 후폭풍에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였다.

미디어 평론가인 변희재 실크로드CEO포럼 회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류층 자녀가 어떤 고민과 노력을 하는지 현실적으로 보여 주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출연자의 사치스러운 모습만 다룬다면 드라마, 영화를 통해 정형화된 상류층의 나쁜 이미지와 연결돼 계층 갈등만 조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원상 sur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