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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비핵화 연설서 북비난

Posted October. 22, 2009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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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사진)은 21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비전인 핵 없는 세상을 구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오전 미국평화연구소(USIP)에서 비확산 체제의 강화: 미국이 주도하는 외교캠페인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미국은 핵 비확산 체제를 강화하고 핵 테러의 잠재적 위협요소를 제거하는 한편 핵 없는 세상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하지만 핵무기 제거 노력에도 미국은 본토 방위는 물론이고 동맹국에 대한 안보공약 이행은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모든 적(enemy)들은 이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와 언론들은 이날 클린턴 장관의 연설을 메이저 스피치(주요 연설)라고 명명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외교안보정책의 근본원칙을 밝힌 중대연설이라는 뜻. 클린턴 장관은 먼저 미국이 러시아와 벌이고 있는 핵무기 감축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12월 5일 끝나는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을 대체할 후속 협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미국 핵시설 사찰을 포함한 양국 간 무기사찰안에 잠정 합의했다며 다른 핵보유국들도 현재의 핵무기를 감축하는 데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국무부 주도로 추진 중인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상원 비준 노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현재 미발효 상태인 CTBT는 원자로 보유국인 44개국의 비준 후 180일이 지나야 효력을 갖는데 미국을 비롯한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등 9개국이 서명 또는 비준을 미루고 있다. 10년 전 미국 상원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서명한 이 조약에 대한 비준을 거부해 비핵화를 향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클린턴 장관은 핵무기 감축과 비핵화 노력은 미국을 더욱 안전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의 안정과 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에 대해서는 단호한 어조로 비난했다. 클린턴 장관은 국제사회의 규범이 된 핵 비확산 체제에 대한 어떠한 도전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지구촌 비핵화의 비전을 제시한 오바마 대통령이 새롭게 복원하고자 하는 미국의 리더십도 강조했다. 스마트 외교로 통칭되는 새로운 미국 외교는 공동의 이익(common interest) 공유된 가치(shared value) 상호 존중(mutual respect)에 기반을 둔 관여(engagement)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7월 미국외교협회(CFR)에서 했던 첫 번째 메이저 스피치에서 현재의 국제사회를 규정할 수 있는 두개의 피할 수 없는 사실은 어떤 국가도 독자적으로는 국제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대부분의 국가들은 인류 공동의 위협에 직면한 일종의 운명공동체라고 설명했다.



하태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