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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북핵 해결 접근법 미묘한 차이

Posted October. 12, 200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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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세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북핵 해법과 관련해 한국 일본과 중국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인민대회당 공동기자회견장에 선 3국 정상이 공교롭게도 모두 검은색 계열의 양복을 입었지만 서로 다른 색깔의 넥타이를 낸 것을 놓고 3국이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는 같지만 생각하는 길은 다르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회견에서 그랜드 바겐(일괄 타결) 구상을 설명했으며 구체적인 추진 방안에 대해선 6자회담 참가국이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도 이런 구상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한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 자리에) 나왔으면 좋은 답변을 했을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중국은 조속히 6자회담을 재개하고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6자회담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양자회담을 강조하는 태도였다. 그는 46일 북한에서 김 위원장을 만난 결과를 소개하며 북한은 양자와 다자 채널을 통해 (북핵) 해결을 희망한다고 했다. 6자회담과 양자회담은 모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은 그동안 북핵 국면이 심화될 때마다 북한과의 양자대화를 통해 문제를 봉합했고 이 과정에서 자국의 외교적 영향력을 국제사회에 확인해 왔다.

원 총리는 그랜드 바겐에 대해선 기자회견에서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한중 단독회담에서 한국의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추진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이 대통령의 일괄 타결 방안에도 개방적 태도로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6자회담이 실현되고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한국과의 양자회담에 이어 이날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포괄적으로 파악해 해결하겠다는 게 우리들의 생각이고 이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에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며 그랜드 바겐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일괄 타결 대상에 납치문제 등이 포함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한편 3국 정상들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1999년 이후 진행된 한중일 정상회담이 동북아 평화와 번영에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향후 10년 동안에도 선린 우호, 상호 신뢰, 포괄적 협력 등에 노력하기로 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해 12월 일본 후쿠오카()에 이어 3국 내에서 열린 2차 회의로 내년에는 한국이 주최국이다.



고기정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