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현대차도 마이웨이? 떠는 민노총

Posted September. 10, 2009 08:27,   

ENGLISH

쌍용자동차노조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탈퇴한 데 이어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현대차 노조)의 새 집행부 선거가 15일 치러질 예정이어서 노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거에서 온건파가 승리할 경우 현대차 노조도 민주노총 탈퇴 추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온 2 대 2 구도

현대차 노조 내 810개 현장조직 가운데 지부장 후보를 낸 조직은 4곳. 이경훈 씨(49)의 전진하는 현장 노동자회(전현노), 홍성봉 씨(48)의 조합원 중심, 노동현장에서 희망을 만들어가는 현장연대(현장연대), 권오일 씨(43)의 민주현장투쟁위원회(민주현장), 김홍규 씨(47)의 민주노동자회(민노회) 등이다(기호순). 현 집행부가 소속된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민투위)는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이경훈 후보는 유인물에서 금속노조를 바꾸지 못하면 현대차 지부도 무너진다고 금속노조를 비판하면서 2004년 민주노총 탈퇴 이후 온건합리적인 노동운동으로 조합원 복지를 향상시킨 현대중공업과의 임금, 복지 등을 비교하며 조합원의 자존심을 자극하고 있다.

홍 성봉 후보도 조합원 정서를 외면한 정파주의, 무분별한 상급단체 지침 등 금속노조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며 금속노조를 비판하고 있다. 권오일 후보는 조합원 중심의 금속노조와 정년 1년 연장, 고용안정기금 1조 원 마련, 주간연속 2교대제 실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홍규 후보는 투쟁 없이 실리도 없다며 강력한 집행부, 강력한 투쟁을 슬로건으로 주간연속 2교대제 전면 재협상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현대차 조합원들과 노동계는 이, 홍 후보를 온건파로, 권, 김 후보를 강경파로 분류하고 있다.

노동계 빅뱅으로 이어질까

이번 현대차 지부장 선거에서는 온건파가 승리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분석이 많다.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1994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임단협 결렬 또는 정치성 파업을 벌여온 데 대한 조합원들의 반감이 커진 데다 조합원 평균연령이 41세로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 온건파 집행부가 등장할 경우 금속노조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지부 산하 정비위원회(조합원 2700명)는 올 7월 금속노조가 추진 중인 지역지부에 대해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정비위처럼 전국에 조직이 흩어져 있는 판매위원회(6700명)도 비슷한 입장. 또 낮은 소리들의 모임 등 노조 내 3개 현장조직은 금속노조 탈퇴를 공식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새 집행부가 금속노조와의 관계를 재설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만약 조합원 4만5000명으로 금속노조(조합원 15만명) 내 최대 조직인 현대차 지부가 쌍용자동차에 이어 금속노조를 탈퇴할 경우 민주노총이 큰 타격을 입어 노동계에 엄청난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불안 심리 때문에 조합원들이 강경파를 선택할 수도 있어 선거 결과는 예단하기 이르다.



정재락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