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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종플루, 만반의 대응하되 공포는 조장 말아야

[사설] 신종플루, 만반의 대응하되 공포는 조장 말아야

Posted August. 28, 2009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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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가 만약 대유행 단계에 들어선다면 사망자가 최대 2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정부가 추산해 충격을 주고 있다. 항바이러스, 백신 등 방역대책이 없을 경우 전체 인구의 20%가 감염돼 0.04%가 사망한다고 추산했을 때를 가상한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그러나 신종플루의 예방과 치료에 만전을 기하되 공포심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과민반응은 부작용만 키울 우려가 있음도 생각해야 한다.

신종플루의 전염력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치사율은 일반 독감에 비해 높지 않다. 현재까지 발생한 35004000명 환자 대다수가 입원이나 자가() 격리치료를 통해 완쾌했거나 치유되고 있고 사망자는 두 명이 그치고 있다. 치사율은 0.05%안팎으로 멕시코의 11.5%, 미국의 0.2%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런 정도는 계절성 일반 독감의 치사율보다도 낮다.

어제 시작된 등교길 체온검사도 지나친 대응이었다는 판단이다. 2개의 귀 체온계로 체온을 측정해 학생들이 교문을 통과하는데 한 시간 이상 걸린 학교도 있었다. 실효성도 의문이지만 기다리는 동안 어린 학생들이 얼마나 불안하고 초조할 것인지도 헤아렸어야 한다. 신종플루로 개학을 연기하거나 휴교에 들어간 학교가 48개교로 늘어났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했다고 해서 무조건 학교가 문을 닫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차분한 대처를 당부했다.

환자는 급증하는데 타미플루와 백신을 조기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다 보니 국민의 걱정이 큰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항바이러스제가 모든 환자에게 만병통치인 것은 아니다. 병원에선 일반 감기환자들조차 타미플루를 처방해 달라고 떼를 쓰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는 지난해 유행했던 조류독감에 효험을 보였지만 청소년이 복용할 경우 이상행동이 유발된다는 보고도 있다.

방역당국은 신종플루가 의심될 때 행동요령이나 거점병원 같은 정보를 국민에게 충분히 제공하고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인터넷에 신종플루만 쳐도 질병관리본부 신종 인플루엔자 홈페이지에서 최신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신종전염병에 대해 경계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공포심이 지나쳐 경제가 위축되거나 사회 혼란을 부르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위생에 유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하고 돌아와 손을 깨끗이 씻는 것만으로도 신종플루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