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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째 체류연장 북언질 받고 기다리나, 무작정 버티기냐

5번째 체류연장 북언질 받고 기다리나, 무작정 버티기냐

Posted August. 17, 200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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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중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6일에도 통일부에 체류 연장을 신청했다. 현 회장은 지난 10일 방북 이후 이날까지 다섯차례에 걸쳐 하루씩 방북 일정을 연장했다. 현 회장이 17일 돌아오면 그의 여정은 당초 2박3일에서 7박8일로 늘어나는 셈이다.

현 회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났는지 여부는 16일까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현 회장의 방북 일정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현대그룹은 전망하고 있다.

현대그룹과 현대아산의 관련 부서 직원들은 주말인 15일과 16일에도 출근해 현 회장의 소식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현대 관계자는 현 회장이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만났다는 소식과 잇따른 체류연장 요청 외에는 알려진 내용이 없어 직원들도 답답해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장녀인 정지이 현대U&I 전무 등과 평양에 머물고 있는 현 회장이 이날까지 체류 일정을 5차례나 연장하면서 현대그룹은 현회장의 방북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 우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7차례 평양을 방문한 현 회장은 이번이 가장 오랜 체류다. 이에 앞서 현 회장이 가장 길게 평양에 머문 것은 2007년 10월30일부터 11월3일까지 4박5일간으로, 당시 현 회장은 김 위원장을 면담해 백두산 관광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평양으로 떠난 지 1주일이 지나도록 김 위원장을 만났는지 여부조차 확인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에는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았다면 현 회장이 금강산 및 개성관광 재개 등 현대아산의 남북경협 현안을 진척시켰을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17일 시작되는 한미 양국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합동 군사연습에 대해 북한군 판문점대표부가 16일 이번 핵전쟁 연습은 북한을 과녁으로 설정한 침략적인 전쟁행위라고 규정하고 우리 식의 무자비한 보복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데 대해서도 현대그룹은 긴장하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현 회장의 귀경이 미뤄지고 있는 것은 각종 현안에 대해 북측과 어느 정도 사전 조율한 뒤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긍정적인 해석도 나오고 있다. 또 북측이 이명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내용과 의도를 먼저 분석한 뒤 김 위원장과 현 회장의 면담을 결정하기 위해 체류를 연장시켰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현 회장의 체류가 연장되면서 14일부터 개성에 머물고 있는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도 체류 일정을 연장했다. 조 사장은 15일 취재진에게 현지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체류 일정이 연장되고 있다며 현지와의 연락 문제로 기자들에게 미리 설명하지 못하는 데 대해 양해를 구한다고 알려왔다. 현대아산은 조 사장도 평양의 현 회장 일행과 연락을 주고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성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