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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400m예선 이어 200m도 결선 실패 왜?

Posted August. 03, 2009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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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의 금자탑을 세웠던 마린보이 박태환(20단국대)이 국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박태환은 28일 이탈리아 로마의 포로 이탈리코 콤플렉스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남자 200m 준결선에서 1분46초68로 조 5위, 전체 13위에 그쳐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이틀 전에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자유형 400m에서 예선 탈락해 충격을 줬다.

박태환의 가슴앓이

박태환은 200m 준결선을 끝낸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표팀과 전담팀을 오가며 겪어야 했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그는 전담팀에 전담코치가 없어 문제 아니냐는 질문에 가장 큰 문제다. 원래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돌아가 뭔가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고 했다. 나 하나를 두고 말들이 많으니까 큰 상처가 되고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전담코치가 없어 더 나은 성적을 위해 택한 것이 미국 전지훈련이었다. 미국에서는 훈련이 잘됐다. 이번 대회를 기대했는데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 좀 더 나은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드려야 하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머리가 너무 복잡하다. 전담코치를 두는 것도 힘들다. 수영계에 파벌이 많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은 또 베이징 올림픽 때보다 두 배 이상 부담이 됐다.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너무 커 힘들었다. 다른 나라 선수들과 달리 나는 혼자서 감당해야 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대표팀과 전담팀

하지만 박태환이 대표팀과 전담팀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대한수영연맹 정일청 전무이사는 어처구니가 없다. 대표팀은 모두가 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는데 박태환이 전담팀을 꾸려 나갈 때마다 승인해 줬다. 훈련이 제대로 안 돼 돌아오면 아무 말 없이 받아줬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하면 어떻게 더 해줘야 한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부 선수들은 촌외 훈련을 한다는 이유로 대표 자격을 박탈당했다. 하지만 월드스타 박태환은 전담팀과 자유롭게 훈련해도 태극마크를 빼앗기지 않았다. 일부에선 박태환만 특별 대우를 해주느냐는 불만이 쏟아졌다. 박태환은 이런 특혜를 받고도 전담팀과의 미국 전지훈련에서 동영상 광고를 찍는 등 훈련 외적인 활동을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대표팀보다 이틀 먼저 로마에 입성해 화보 사진을 찍었다. 한 수영 관계자는 박태환이 부진의 원인을 먼 데서 찾기보다는 이번 일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8월 1일 오후 4시 자유형 1500m 예선을 남겨놓고 있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