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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육정책 어떻게 바뀌나

Posted December. 19, 200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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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2012년 시행할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은 토익 등 다른 공인인증 영어시험처럼 실용성을 강조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이 시험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외국어영역을 대체하는 것으로 결정되면 현재 초등 5학년생이 응시하는 2016학년도 수능 대체가 가능해 영어 사교육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영어능력 3등급 평가=시험 수준이 한 가지인 토익이나 토플과 달리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은 3등급으로 나뉜다.

1급은 대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대학 졸업, 취업, 유학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평가도 점수로 매겨진다.

2급과 3급은 고교생을 대상으로 입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2급은 영문과 등 수준 높은 영어가 필요한 학과에 진학할 학생, 3급은 실용 영어만 필요한 학과에 진학할 학생을 위해 개발된다.

이에 따라 2급은 현행 수능 외국어영역 수준, 3급은 이보다 쉽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는 2, 3급의 경우 사교육 과열을 막기 위해 통과(Pass), 미통과(Fail)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변별력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49등급으로 평가하는 방식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비실용적인 영어 교육을 바꾸기 위해 도입되는 만큼 시험은 읽기보다는 말하기와 쓰기 등에 무게중심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쓰기는 공교육에서 가르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내년 5, 9, 12월에 각 1만 명씩을 대상으로 예비검사를 한 뒤 20102011년에는 5만 명씩을 대상으로 연 2회 시범실시를 할 계획이다.

초등 영어 수업시간이 2010학년도부터 34학년은 주당 1시간에서 2시간으로, 56학년은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어난다. 이를 위해 내년에 교원자격증 소지자 중 영어 능통자를 뽑아 초중학교의 영어 전문강사로 배치할 예정이다.

사교육 확대 불가피=현재 초등 5학년부터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으로 입시를 치를 수 있어 당장 영어 사교육 시장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이후에는 수능과 영어능력시험이 공존하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 중학교 2학년생도 이 시험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말하기와 쓰기 평가가 추가되고, 초등학교 영어 수업시간까지 확대되는 만큼 공교육과 사교육이 모두 늘어날 것이란 지적이다.

이 때문에 오히려 조기 유학 바람이 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일찍 어학연수를 다녀오면 영어를 마스터하고 대신 수학 과학 등의 학습에 집중할 수 있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질 것이란 걱정도 있다.

학부모 정선희(47서울 노원구 중계동) 씨는 동네 학원들도 벌써 일반 강의보다 두세 배 비싼 원어민 강사 강의를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고교생들의 과중한 부담도 문제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012년 이후에 각 대학이 입시에 영어능력시험 성적을 추가로 반영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고교생들이 2급과 3급을 모두 보는 것도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경우 수능용, 2급용, 3급용 등 세 가지 사교육이 성행할 수 있다.



김희균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