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력 사태까지 맞았던 프로축구 FC 서울과 수원 삼성 응원단이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다시 한번 대규모 응원전을 준비하고 있다.
FC 서울 응원단의 핵심모임인 수호신은 1만5000여 명, 수원 삼성의 그랑블루는 3만여 명이 회원(자체 추산)으로 있는 대규모 단체다. 2일 수원 팬이 서울 팬들로부터 구타를 당한 이후 양 팀 응원단의 골은 더 깊어졌다.
수호신 측은 수원의 응원가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그랑블루는 경기 도중 나가뒈져라 개와 패륜 등 자극적인 내용의 응원가를 부른다. 수호신의 이원재(40) 회장은 이같이 자극적인 노래가 계속되면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그랑블루의 박장혁(33) 회장은 나가뒈져라송은 원래 경기장에서 상대팀이 악질적인 행동을 했을 때 이를 제재하기 위해 만들어진 노래다. 욕설을 하느니 차라리 이런 노래로 해소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이 노래의 횟수를 점차 줄이고 있다.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부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패륜이라는 내용을 지닌 노래는 FC 서울의 연고지 이전과 관계가 있다. 박 회장은 안양 LG가 서울로 연고지를 이전하면서 축구팬들의 의견을 무시했다. 축구팬으로서 사과를 촉구하는 의미로 부르는 노래라고 말했다.
수호신 측은 이에 대해 억울하다는 의견. 연고지와 상관없이 단지 서울 팀이 좋아서 응원한다는 이유로 패륜이라는 비방을 듣는 것은 너무하다는 것.
한편 박 회장은 서울 팬들이 최근 안정환 욕설 사건 소주병 투척 사건 구타 사건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 비판적인 자세를 보였다. 수호신 측이 클린 서포팅을 표방하며 다른 팀 응원문화를 상대적으로 깎아내렸으면서도 실제 행동은 깨끗하지 못했다는 것.
이 회장은 깨끗한 응원문화를 정착시키자는 클린 서포팅은 분명하게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일부 팬의 지엽적인 행동이 불거져 서울 팬 전체의 노력이 묻히는 것 같다며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일부 강경 팬들에 대해 축구장 출입금지 등을 경고하는 등 자정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호신과 그랑블루 측은 모두 경기장 밖에서의 폭력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공감했다.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는 실천 여부가 관건이다. 이 회장은 양 팀 응원단 간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박 회장은 배경 이해가 앞선다면 대화로 풀지 못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