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를 이틀 앞둔 20일 여당인 민진당의 셰창팅(62) 후보와 야당인 국민당의 마잉주(58) 후보는 대만 제2의 도시인 남부 가오슝()에서 격렬한 막판대결을 벌였다.
북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남부 지역은 독립 성향의 본토인들이 주로 사는 곳으로 마 후보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수도 타이베이()와 달리 민진당과 셰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마 후보는 이날 러닝메이트인 샤오완창() 부총통 후보와 하루 종일 가오슝 시내를 돌며 힘들었던 8년(천수이볜 총통 집권기간)을 이제 끝장내자며 셰 후보의 아성 공략에 집중했다.
셰 후보도 이날 오후 가오슝으로 내려가 가두 퍼레이드를 벌이며 남부 지역의 표 굳히기에 나섰다.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상대 후보 지지자를 끌어오기 위한 공약 베끼기와 발언 수위 높이기도 절정에 이르고 있다.
대()중국 협조 노선을 강조해 왔던 마 후보는 중국이 계속 티베트를 무력 진압한다면 올림픽을 보이콧 하겠다고 밝혔다. 외성인()인 마 후보가 중국에 너무 유화적인 것이 아니냐는 유권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이다.
반면 중국의 티베트 시위 무력 진압을 강력히 비판해온 셰 후보는 올림픽 참가는 우리의 권리인데 왜 스스로 포기하느냐고 맞받아쳐 유권자들을 헷갈리게 했다.
그동안 양안 관계에 강경 입장을 보여 왔던 민진당과 셰 후보는 선거일을 며칠 앞두고 삼통(통신 통상 통항)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중국 투자기업의 제한도 풀겠다며 마치 국민당의 공약을 보는 듯한 대중 유화책을 쏟아놓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14일 티베트 사태가 불거지면서 마 후보와 셰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긴 했지만 셰 후보가 역전을 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셰 후보는 마 후보가 투표 당일 4억7000 대만달러를 풀어 표 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정보가 입수됐다며 의혹을 제기하는 등 막판 판세 흔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유권자들의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 투표에 참여하려는 대만인들을 위해 항공사들은 여객기를 추가로 편성했다. 병원에는 투표일에 외출 허가를 받으려는 환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앞서 천수이볜 대만 총통은 19일 유엔 가입을 위한 국민투표가 통과된다면 티베트 인민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대만 명의로 유엔에 가입하기 위한 민진당의 국민투표안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22일 선거일에는 대만의 유엔 가입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도 함께 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