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찾아온 사상 최악의 눈 폭탄에 후진타오() 당 총서기 겸 국가 주석이 이끄는 지도부가 2002년 집권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는 춘제(중국 설날)를 앞두고 폭설 피해 복구가 늦어질 경우 민심이 동요할 수 있다고 보고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일제히 피해 지역에 내려 보내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정치국 상무위원 일제히 지방으로=원자바오() 국무원 총리가 3일간의 폭설 지역 시찰을 마치고 베이징()으로 돌아온 지난달 30일 후 주석의 위탁을 받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6명이 일제히 피해 지역으로 향했다.
자칭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전국 정협) 주석과 시진핑() 중앙서기처 서기 겸 국가부주석 예정자, 리커창() 부총리 예정자 등 6명은 1일까지 사흘간 안후이() 구이저우() 쓰촨() 등 폭설 지역을 돌며 주민들을 위로하고 신속한 피해 복구를 약속했다.
원 총리의 보고를 받은 후 주석도 지난달 31일 산시() 성과 허베이() 성의 친황다오()로 날아가 전력 생산에 쓰이는 석탄의 채굴과 운송 현장을 점검하고 노동자들을 격려했다.
원 총리는 1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열어 전국의 폭설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한 뒤 이날 오후 피해가 가장 심각한 후난() 성으로 다시 내려가 민심 달래기에 진력하고 있다.
제4세대 지도부, 사스 이후 최대 정치 위기=이처럼 공산당 최고지도부가 일제히 지방으로 가 민심 수습에 나선 것은 2002년 11월 후 주석을 필두로 한 제4세대 지도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정치국 상무위원 9명 가운데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만이 다음 달 열리는 제11기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준비하느라 제외됐다.
홍콩 등 중화권 언론은 후 주석 지도부가 출범한 직후인 2003년 중국을 강타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사태 이후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며 수억 명에 이르는 귀성객이 고향에서 설을 지낼 수 없게 된다면 이는 곧바로 사회불안으로 이어져 현 집권 세력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베이징과 광저우()를 잇는 중국의 대동맥 철도 징광()선이 다시 개통되고 3일부터 폭설이 잦아들면서 귀성객 수송난은 상당히 완화된 상태다. 하지만 피해 지역의 전력난과 화물 수송은 여전히 어려워 제수용으로 쓰이는 육류와 계란, 채소의 가격이 최고 50%까지 크게 올랐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610일 약한 눈이 내리고 10일 이후 또다시 폭설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