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은 강하지만 방어에 약해
매년 지수를 뛰어넘는 수익률로 투자자들을 열광시킨 미래에셋은 요즘 글로벌 증시 하락으로 코너에 몰려 있다.
미래에셋이 보유한 전체 주식형 펀드(설정액 100억 원 이상)의 최근 3개월 평균수익률(29일 기준)은 국내가 24%, 해외가 22.33%에 이른다. 국내 펀드 40개 가운데 최근 6개월간 수익을 낸 펀드는 하나도 없다. 인사이트 펀드는 지난해 설정 이후 수익률이 20%대를 맴돌고 있다.
미래에셋 펀드가 하락장에서 유난히 약세를 보이는 것은 공격적인 투자성향 때문이다. 미래에셋이 보유한 국내 주식형 펀드의 3개월 베타계수는 1.34로 펀드 운용규모가 1조 원 이상인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높다.
베타계수는 지수가 움직일 때 종목이 얼마나 민감하게 변동하는가를 나타내는 수치로, 예를 들어 베타계수가 1이면 코스피지수가 10% 오를 때 10%의 수익이 난다. 미래에셋의 베타계수가 1.34라는 것은 코스피지수가 10% 오를 때 미래에셋 펀드는 13.4%의 수익을 낸다는 얘기다.
베타계수가 높은 종목을 주로 편입한 펀드는 대세 상승장에서는 뛰어난 성과를 거두지만 반대로 하락장일 때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더욱 큰 손해를 보게 돼 있다.
아직 평가는 일러
미래에셋이 그동안 뛰어난 성과를 거둔 데는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래에셋은 주식형 펀드 수탁액이 37조5622억 원(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이 32%에 이른다.
한 자산운용사 본부장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미래에셋이 사면 주가가 오르고, 팔면 내리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좋은 종목을 사는 게 아니라 스스로 주가를 올리는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증권가에서는 독주하는 미래에셋에 곱지 않은 눈초리를 보내지만 미래에셋이 실패하면 자산운용업계가 다 죽는다는 미래에셋 리스크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미래에셋의 장기성과는 뛰어나기 때문에 최근 하락장에서 헤맨다고 일방적으로 깎아내리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28일 기자와 만난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과 2001년 911테러 때도 이겨냈다며 길게 보면 항상 우리가 맞았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지금 수익률이 왜 이 모양이냐고 하면 할 말 없지만 이익과 성장, 트렌드를 중요시한 미래에셋의 투자는 성공을 거둬왔다며 시장을 보는 관점과 투자 전략의 스탠스 변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