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 주는 노동운동의 산실이다. 자동차 빅3의 터전이자 막강 자동차노조의 메카인 디트로이트도 미시간 주에 있다.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같은 공장에서 미국의 꿈을 이뤄 온 미시간 사람들은 강성 노조가 일자리를 지켜 주고 소득을 보장해 준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미국 차가 일본 차에 밀리고 자동차공장이 하나 둘 떠나면서 디트로이트는 유령의 도시가 되리라는 불길한 예측마저 나온다.
미시간 주 매키낵 공공정책센터가 19702000년 제조업 일자리 증감을 조사했더니 22개주에선 일자리 143만 개가 창출된 반면 나머지 주에선 218만 개가 없어졌다. 1947년 제정된 태프트-하틀리법은 노조원만 고용해야 한다는 클로즈드숍과 노조의 부당 노동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태프트-하틀리법을 근거로 일할 권리법(right-to-work law)을 만든 22개주에선 경제가 번창했다. 반면에 강성 노조만 번창한 미시간 주는 그 반대였다. 2001년 이래 전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9% 늘어났는데 유일하게 미시간 주만 뒷걸음질쳤다.
위기의식을 느낀 미시간 주가 일할 권리 찾기에 나섰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올봄 컴퓨웨어사 최고경영자가 노조의 무책임을 비난하며 일할 권리법을 도입하자고 총대를 멨다. 주민 56%가 찬성했다. 미시간 주보다 가난한 앨라배마 주는 일할 권리법의 지원으로 3년 내 미시간 주를 추월할 기세다. 현대자동차도 2005년 앨라배마에 공장을 지었다.
산업화시대에 사측에 맞서 노동자들의 권익을 쟁취하던 강성 노조의 시대는 갔다. 세계화 정보화에 따라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빅3도 노조에 유례없는 양보를 요구할 태세다. 남북한을 합친 것보다 큰 땅에 사는 미시간 사람들도 최고의 노동운동은 바로 일할 권리 찾기임을 알아차렸다. 금속 노조의 반()자유무역협정(FTA) 파업으로 현대차가 또 정치파업에 휘말릴 태세다. 울산시민은 파업을 막아 보려고 애를 태우지만 금속노조 지도부는 울산을 한국의 디트로이트로 만들려는 모양이다.
김 순 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