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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권 환수, 때가 아니다

Posted September. 15, 200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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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장기적으로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지금은 적기()가 아닙니다.

세계적인 석학인 미국 예일대 폴 케네디(61역사학) 교수가 최근 국내에서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와 관련해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밝혔다. 베스트셀러 강대국의 흥망의 저자인 케네디 교수는 13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911테러 이후 세상은 좀 더 취약해지고 위험해졌으며, 더 변덕스럽고 불확실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1, 2년 정도 더 기다려 세상이 조용해진 후에 전시작전권 환수를 추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해양수산부 주최로 14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미래 국가해양전략 국제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13일 방한했다. 장거리 여행에 지친 기색도 있었지만 질문 하나하나에 깊게 생각하면서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케네디 교수는 한미 동맹의 현주소에 대해서는 한쪽 국민이 상대편을 싫어하기 시작하면 상대방은 당연히 상처를 받고 화를 낼 것이며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우회적 표현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주한 미국대사가 만약 (한미동맹 약화에 대해) 걱정 마라, 그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해도 그걸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의 지정학적 현실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마리의 코끼리에 둘러싸인 개미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외교력을 기를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케네디 교수는 본보와의 인터뷰 다음 날인 14일 열린 국제포럼 기조연설에서는 해양강국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해군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케네디 교수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서울대 외교학과 전재성 교수는 지구적 차원에서의 미국의 역할과 전략 변화, 동북아 차원에서의 세력 변화를 감안한 한미동맹과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를 제대로 짚었다며 좁은 시각에서 한반도와 한미 관계만 의식해 이들 문제를 다루고 있는 한국 정부는 그의 조언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극인 김선우 bae2150@donga.com sublime@donga.com